나눔·생명·화해실천으로
그리스도 복음·사랑 전파
한끼 백원 나누기 음식점 300호 돌파…나눔모델로 정착
사형폐지 운동·생명사랑 심포지엄 통해 인권수호 매진
북한 지원 다각화·환경보호·도농간 교류 활성화에 주력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회의 사회사목도 변화한다. 2007년 올 한해는 교회의 사회사목이 밖으로는 지원을 다각화하고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해였다.
2008년과 2009년에도 메말라가는 사회 안에서 따뜻한 복음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사회복지
지난해부터 시작해온 한끼 백원 나누기 음식점 300호점이 돌파됐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추진해온 ‘한끼 백원 나누기 음식점’은 지난해 4월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2월 100호점을 맞이하더니 11월에는 300호점까지 돌파했다.
한끼 백원 나누기 음식점은 전국으로 번져간다. 지난 6월 가톨릭 광주사회복지회도 ‘한끼 백원 나누기’사업을 실시하며 1호점 현판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회측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1~2년 후에는 ‘한끼 100원 나누기’ 운동이 가톨릭 대표적 나눔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누는 교회’로서의 임무, 해외원조도 충실히 했다. 한국 카리타스와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11월 사이클론으로 피해를 입은 방글라데시에 미화 4만1594달러를 전달하는 등 작지만 큰 사랑을 나눴다.
▧ 정의평화
2007년은 국제 엠네스티의 기준에 따라 10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된 해이다. 그동안 주교회의 사형폐지소위원회와 각 교구 교정사목위원회들은 사형반대에 대한 끊임없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4월에는 사형수의 대모 헬렌 수녀 방한 강연으로 많은 신자들의 가슴을 울렸고 사형폐지를 염원하는 각계 저명인사들의 릴레이 기고, 세계 사형반대의 날 행사 등 사형폐지라는 교회의 요구에 힘을 더했다.
복음의 힘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시민참여의 시대’에 걸맞은 가톨릭 사회참여를 모색하기 위해 6월 사회정의시민행동이 출범했다. 신광식 사무국장(한국CLC)은 “사회정의시민행동은 조직적으로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다는 점에서 교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가톨릭 사회운동, 시민운동’과 구별되며, 동시에 세속적, 비종교적인 일반 시민운동단체와도 종교적 동기를 지녔다는 의미에서 다르다”며 “하나의 시민단체로서 조직과 운영에 있어서 독립적 자율성을 갖지만 신자가 중심이 되고 사회교리를 판단기준과 행동지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민운동의 한 예”라고 밝혔다.
‘인권’에 대한 관심도 대두됐다. 서울 정의평화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함께 주최한 ‘교회와 인권’ 주제 공동 심포지엄도 ‘인권’에 대한 인식을 재확립하는데 일조했다. 인권과 더불어 자살에 대한 예방책도 논의됐다. 서울대교구-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연 ‘급증하는 자살, 무엇이 문제인가?’ 포럼, 수원교구의 ‘생명사랑 심포지엄’, 서울 경찰사목위원회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자살예방테라피 등은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 그리스도 정신에 어긋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도 모색하는 자리였다.
▧ 민족화해
북한에 대한 교회의 지원은 지난해보다 체계화, 다각화됐다. 특히 지난 3월 한국 카리타스가 국제 카리타스 대북 사업의 추진기구(facilitating partner) 자격으로 평양에서 북측과 2007년도 사업 합의서를 채택한 것은 한국 교회 민족 화해 운동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될만 하다. 실제로 한국 카리타스는 9월 인천항에서 총 1억 8000여 만원 상당의 ‘국제 카리타스 북한 지원물품’에 대한 축복식을 갖고 물자를 전달한 바 있다.
한국교회가 전 세계교회를 대표해 북한에 물자를 전달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며 당시 남북정상회담에 걸린 기대의 평화적 기류를 타고 교회 안팎의 화제가 됐다.
서울 민족화해위원회는 8월 북한주민 의료지원의 하나로 의료기기를 갖춘 왕진가방 500세트를 전달하기도 했으며 의정부교구도 12월 사제단이 직접 북한에 연탄 배달을 하며 남북의 화해를 위한 교회의 관심을 보여줬다.
또 하나의 가족, 새터민에 대한 관심도 교구단위로 참여가 확대됐다. 서울 카리타스는 전주 새터민에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서울 민족화해위원회는 새터민 청소년 하나캠프 등을 열기도 했다. 또 원주 민족화해위원회는 새터민들을 위해 7월 ‘새터민 홈스테이 행사’를 여는 등 지원방법을 다양화했다.
▧ 환경 및 농촌사목
하느님의 창조보전을 위한 교회의 노력도 계속됐다. 올 한해 교회를 뜨겁게 달궜던 제주 평화의 섬 문제는 교회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구현하기 위해 연대를 결의했고 제주교구 사제단은 특별위원회를 조성, 해군기지의 건설을 강하게 반대했다. 제주교구 특별위원회의 이러한 노력은 제2회 가톨릭환경상 대상 수상이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다른 교구에서도 환경보호에 대한 실천은 이어졌다. 미리내 성지 인근 지역의 녹지보호를 위해 수원교구 사제단이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은 경기도 안성 미산골프장 건설에 반대해온 지역 환경 시민 단체들을 지지하는 내용의 서명을 작성, 최근 경기도지사와 안성시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수녀회는 서원자 전원이 마산 불법 조선소 건설을 막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 이 조선소의 경우, 만으로 들어간 위치여서 분진과 소음의 피해가 다른 조선소보다 몇 배 더 심각하며 조류의 흐름도 늦어 바다 오염이 심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환경에 대한 교회의 시야는 급변하는 사회에 따라 넓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환경파괴에 대한 빠른 대처와 노력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사목으로는 가톨릭농민회의 직영매장이 죽전에 처음 설립돼 우리 먹거리 유통의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가톨릭농민회는 도농간 생명농산물 나눔을 촉진시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농촌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성당 밖 직영매장을 마련했다. 가농은 우리농 전국물류사업위원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와 긴밀한 연대관계를 갖추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특수사목
노동사목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주노동자에 국한됐던 사목을 결혼이민자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 인천교구 등은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와 쉼터 등을 개소했으며 제주교구의 결혼이민자·이주노동자를 위한 문화탐방, 청주교구의 결혼이민자 부부피정 등은 그들에 대한 교회의 다양한 실천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난’에 대한 교회의 시야도 넓어졌다. 철거민들을 위한 사목으로 시작됐던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가 올해 20돌을 맞아 ‘복음적인 가난’이라는 주제로 ‘청빈실천 10년 의제 제안 설명회’를 열고 주거권과 우리 시대의 가난에 대해 재조명한 것이다. 이밖에도 서울 빈민사목위원회의 1가구 1주택 국민운동 참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세계의 빈곤문제,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세미나 등 가난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 2월에는 한국교회 최초로 세계병자의 날 행사를 열고 병자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난치병 환우들을 위한 영성적, 사목적 돌봄의 중요성을 천명하기도 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상량식을 열어 세계로 거듭나는 성모병원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지난 2005년 10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09년 5월 문을 열게 될 서울성모병원은 지상 22층, 지하 6층, 연면적 19만㎡에 1200개의 병상을 갖춘 단일 병동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암센터, 안센터,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장기이식센터, 심혈관센터, 여성암센터 등 6개의 전문의료센터가 들어서 한층 전문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초대형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해 효율성과 고객편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의정부 성모병원은 개원 50돌을 맞아 올해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백내장으로 고생하고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우를 대상으로 수술치료를 돕는 ‘사랑으로 밝은 세상 만들기’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설명
▲10월 10일 열린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에서 국제 앰네스티 유스 동아리 학생들이 ‘희망, 생명의 내일’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김용태 신부가 ‘한끼에 백원나누기’ 음식점 300호점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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