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 취임사(전문)
“버림·죽음 본보기로 모든 양들 위해 봉사”
교구 설정 50주년을 지내는 의미심장한 해에 부족한 제가 새로이 교구장의 직무를 맡게 되어 무척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동안 어려운 시대속에서도 부산교구는 반세기를 지나오면서 꾸준한 공동체의 성장과 사목적 활성화를 이루어 왔습니다. 그것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교구를 위해 애써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하느님 백성의 믿음과 사랑에 과연 잘 부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미에서 두려운 마음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 우리 교회에 다가오는 새로운 외적 내적 도전에 대하여 지혜로이 대처하고 나아갈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50주년을 지내며 교구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비전으로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내적인 변화와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길’ ‘사회안에서 교회의 예언자적 활동’ ‘청소년 사목의 새로운 패러다임-가르치는 사목에서 돌보는 사목으로’ 입니다.
교회의 성장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사회는 우리 교회에 대해서 물량적 확장주의에 대한 경계의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뜻에서 부산교구는 오늘의 사회에서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또한 사회의 양극화 문제, 가정문제, 청소년 문제, 노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의 노인에 대한 문제 등 사회의 구체적 현실에 대한 ‘그리스도적 시선’으로 대안적 가치관을 발생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에 대하여 부산교구는 현 시대를 읽는 눈을 더욱 예리하게 하여 그리스도께서 맡겨주신 사명에 최선을 다하도록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반세기를 향한 이러한 교회 공동체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일이 앞으로 우리 모두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단순한 이익단체나 기업체가 아닌 교회 공동체의 이러한 과제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신앙인으로서의 근본적인 자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튼튼한 뿌리로서의 근본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는 어떤 비전도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교회 공동체의 그 근본적인 정신이 오늘 들으신 성경의 말씀에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목숨을 버림으로써 목숨을 얻는다”(요한 10, 17).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이 말에 그리스도교 신앙인의 삶의 신비가 있습니다.
‘버림으로써 얻는 삶’은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의 삶’을 전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착좌의 의미는 권좌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죽는 자리에 본보기로 오른다는 뜻입니다. 신임 교구장을 위한 기도에도 이런 뜻이 여실히 나타나 있습니다. ‘새로이 부산교구의 목자로 세우신 그에게 자부적인 사랑을 주시어 모든 양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봉사하는 자 되게 하소서’.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만한 그릇이 못 됩니다. 전임 교구장들의 연륜과 덕성을 본받고 새기며, 교우님들의 기도와 사제들의 격려에 힘입어 나아가고자 합니다.
기도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교구 공동체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축사 / 교황대사 에밀 폴 체릭 대주교
“교구장 향한 존경·사랑 필요”
친애하는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 주교회의 의장 장익 요한 주교님, 신부님과 수도자, 그리고 형제 자매 여러분!
지극히 공경하올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께서 새로운 직무를 맡게 되심을 축하하는 이 장엄한 자리를 통해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강복과 인사를 전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무엇보다도 교황 성하께서 맡기신 소중한 직무를 여러분의 주교님께서 믿음과 형제적 사랑으로 수락하여 주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오늘날은 교회와 사회가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큰 교구에서 교구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며,
‘이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고 약속하신 주님께 대한 깊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주교님도 이러한 짐을 혼자 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도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제들, 수도자들, 신자 여러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재능과 능력을 다하여 교구장님을 도와주시고 존경하며 사랑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의 교구 공동체는 통교의 모범이 되고 희망의 표지가 될 것입니다.
경애하는 황주교님, 부산교구장으로 착좌하시면서 첫 공식 활동으로 사제와 부제 서품식을 주례하게 되셨습니다. 이들을 추수밭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로 받아들이십시오. 이 서품식이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축복에 대하여 모든 이가 소리 높여 감사와 기쁨을 드리는 기회가 되길 빕니다.
수품자 여러분들은 자신의 성소에 대해 언제나 감사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부르심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은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도록 불림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황주교님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면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구세주 예수님을 믿고 받아들이도록 주교님의 모든 일에 착하신 목자의 축복이 깃들도록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축사 /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이정우 회장
“역대 교구장 장점 두루 갖춘 분”
먼저 오늘 행사를 위해 먼 곳에서 몸소 참석해 주신 에밀 폴 체릭 교황대사님과 한국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님, 부산교구 초대 교구장 최재선 주교님,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님,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님,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님, 마산교구 박정일 주교님, 서울대교구 조규만 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제4대 교구장 착좌라는 감격스런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실 오늘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교구민 전체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황철수 주교님의 4대 교구장 착좌의 날입니다.
교구 40만 평신도와 함께 기뻐하며 환영합니다. 역대 부산교구장님들 모두 훌륭한 교구장님이셨으며, 이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제1대 교구장을 역임하신 최재선 요한 주교님은 아흔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건강을 유지하시며 부산교구의 지도자 역할을 하고 계시며, 제2대 교구장 이갑수 가브리엘 주교님은 쇠덩이도 녹일 수 있는 사랑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또 제3대 교구장 정명조 아우구스티노 주교님은 기본·원칙을 중요하게 여기시며 떠나는 그날까지 교구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신 분이십니다.
오늘 제4대 교구장 착좌가 기쁜 이유는 황철수 주교님께서는 역대 교구장님들께서 가지신 모든 장점들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주교님 말씀을 따를 것이며 황 교구장님께서는 부산교구 관할 울산, 김해, 양산, 밀양시 55만 양들의 정신적 어버이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새 사제의 포부
■새 사제 대표 이동진 신부
“검소한 주교님 성품 본받고파”
황철수 바오로 주교님의 교구장 착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별히 교구장으로 착좌하시고 난 후 첫 번째 사제서품이기에 저희 새신부들은 감회가 남다르고 영광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황주교님께서는 평소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시는 참 목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주교님께서는 25년 동안 사제생활을 하시면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거의 없어, 주교님의 소형 승용차에 다 실을 수 있는 양입니다.
저는 가난을 실천하며 사시는 주교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교님께서는 모토인 ‘그리스도 하느님의 힘’이라는 말씀처럼 주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시며 살아가고 계십니다. 저희 새 사제들도 그 모습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저는 사제로 첫 걸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구장으로서 첫 공식 행사로 그리고 저를 포함한 11명의 부제와 8명의 신학생들을 사제와 부제로 서품해 주셨습니다. 첫 발은 기초가 되기에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저는 그 기초가 되어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라는 저의 서품모토를 토대로 ‘그리스도 하느님의 힘’임을 널리 전하겠습니다.
저희 새 사제들이 첫 마음을 잊지 않고 교구장님께 순명하며 사목방침을 잘 받들어 사목할 것을 다짐하며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 늘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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