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평생 누워 살아야 할 지도”
경기도 안산에 사는 공미례씨. 나이가 39세 밖에 안됐다. 그런데 요추 협착증에 퇴행성 관절염 까지 앓고 있다. 조금만 오래 서 있거나, 걸어도 허리가 찢어질 듯 아프다. 또 간질 때문에 발작이 수시로 찾아온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몸의 병은 마음의 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평생을 가슴앓이 하며 살았다.
원인은 성폭행. 부모 없이 친척집에서 성장한 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이웃으로부터 그와 같은 일을 당한 것이다. 당시 그것이 무섭고 두려웠던 공씨는 17살에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개신교회 기도원에서 청소 등을 하며 간간히 생활을 이어간 공씨. 그러나 간염 보균자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다시 뜻하지 않은 길거리 생활을 해야 했다.
가진 돈이 얼마 없어 생활하기도 빠듯했던 공씨는 여인숙에서 생활했다.
간간히 생을 이어갔던 공씨는 결국 여인숙 비도 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인숙 주인은 어떻게라도 돈을 내라고 닥달했지만 공씨에게는 돈을 벌만한 능력과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공씨는 우연히 전 남편을 만나게 됐다. 전 남편은 여인숙 주인에게 빚진 돈을 지불하고 공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다시 결혼도 했다.
행복이 찾아왔다고 생각한 공씨. 하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시부모와의 갈등과 남편의 폭행으로 이혼과 재결합을 거듭하다 2000년 완전히 결별했다.
이혼 후 다른 남자도 잠시 만났지만 역시 행복한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제 남자만 봐도 무섭다”는 공씨는 현재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초등학교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7평 월세 생활. 수입은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월 56만원이 전부다.
보증금 300만원도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해도 몸이 불편해 엄두도 내지 못한다.
“몸 걱정 할 여유도 없습니다. 아이 걱정, 돈 걱정, 집 걱정 때문에 요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행복은 참 먼가 보다. 인터뷰를 마친 다음 날, 교통사고를 당했다. 병원에서는 경과를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공미례씨. 어쩌면 평생 동안 누워 생활해야 할지도 모른다.
※도움 주실 분 1006-792-000001 우리은행, 703-01-360421 농협, 예금주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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