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 도우며 사랑 실천
이주민 한글교실 열고 노동상담도
새터민 홈스테이·자매결연 등 추진
[전문]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해 온 원주교구가 이주민과 새터민의 가족이 되기 위해 나섰다. 지난해 사목교서를 통해 “소외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부축해 그들의 가슴에 그리스도의 희망을 새겨주자”고 발표한 바 있는 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지난 성탄대축일 메시지에서 새터민의 아픔을 언급하며 고통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구 관심이 커지며 올 한해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곳이 있다. 이주사목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담당 김한기 신부)가 그곳이다.
■이주민의 든든한 후원자 ‘이주사목위원회’
2003년 각 교구에서 ‘이주사목’담당사제를 두고 점차 늘어나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원주교구도 역시 그 일환으로 이주사목위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이주사목위는 이후 한글교실, 영어미사, 노동 상담 등을 비롯해 이벤트성 행사를 다채롭게 펼쳤으며 카페(cafe.daum.net/wjijusamok)를 개설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구주보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교구 내 신자와 이주민들이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마련, 서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원주 태장동성당에서 열리고 있는 한글교실은 벌써 4년 째 언어로 고통 받는 이민자들에게 든든함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결혼 이민자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만큼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학생들의 자녀를 돌보는 등 이주사목위의 특별한 배려도 엿보인다. 한글교실에는 입소문을 통해서 찾아오는 결혼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주사목위는 올해부터 한글 실력에 따라 등급을 나눠 학급을 운영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주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이주사목위는 이 밖에도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혼인조당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던 이민자들이 정상적인 성사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주사목위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원주, 횡성, 문막 등에 편중되어 있는 활동 지역을 넓혀 나가야 할 필요가 있지만 관할지역이 광범위한데 반해 인력이 부족해 쉽지만은 않다.
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담당 김한기 신부는 “아직은 원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영동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이민자를 파악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터민의 새로운 가족 ‘민족화해위원회’
원주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도 오랜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활짝 폈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새터민들이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하고 지낼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민화위의 목표다.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민화위는 새터민 홈스테이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행사를 다수 열었다. 지난 7월 지역 언론은 물론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며 열린 새터민 홈스테이는 강원도 내에서는 처음으로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는 80여 가구가 참여했을 정도로 열기도 뜨거웠다. 1박2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함께 지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부터 민화위를 담당한 김신부는 “홈스테이에 참여한 새터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손잡고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나눴던 시간이 감동적으로 기억된다”며 “이를 통해 새터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다음에도 기꺼이 응하겠다는 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민화위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교구 각 단체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교구 여성연합회는 바자를 통해 모아진 성금 일부를 전달했으며 교구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민화위는 이러한 성금을 구정때 새터민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터민과 신자가족을 연결시켜주기 위한 ‘자매결연식’을 마련하고 새터민 가정 방문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다.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신앙생활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다.
민화위는 또한 북한과 북한교회를 위한 단체인 만큼 북한에 대한 교구 신자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강연회와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김신부는 “그동안 새터민을 돕는데 활동을 집중해 왔다면 올해는 북한의 실태를 알리고 신자와 지역민들이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11-9219-2817(김한기 신부)후원계좌 213-12-148290농협 예금주 김한기
[인터뷰] 교구 이주사목위원회.민족화해위원회 담당 김한기 신부
“신앙 안에 사랑·믿음 쌓도록 도와”
“지난해는 이민자와 새터민에게 신뢰를 주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신앙 안에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를 담당하는 김한기 신부(태장동본당 주임)가 밝히는 2008년 포부다. 탄탄한 발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김신부는 이제 도약할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김신부는 지난해 7월 민족화해위원회를 담당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강원도 내에서 처음으로 새터민 홈스테이를 유치했을 뿐 아니라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마다 새터민을 위한 행사를 마련했다.
“새터민 홈스테이는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행사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참여한 신자들이 새터민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더욱 뜻 깊습니다.”
이와 함께 김신부는 2003년부터 맡아온 이주사목위원회에서도 한글교실, 다문화축제 등 이민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교회의 문은 항상 그들을 향해 열려있음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종교를 강요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민자와 새터민도 우리를 가족처럼 여기고 의지하는 거 같습니다.”
이제 막 돛을 올린만큼 김신부는 두 분야에서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민족화해위원회는 북한에 도움을 주는 단체로서 신자와 비신자들이 북한을 한민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강연회와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태장동본당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김신부는 또 “본당사목을 하면서 이주사목위와 민족화해위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활동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영동지역에 분포된 새터민과 이민자 현황을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원주교구는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며 이주민과 새터민의 가족이 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설, 추석 등 명절 때마다 원주 민족화해위원회와 이주사목위원회는 새터민과 이주민을 위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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