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베푸는 ‘소녀천사’
“고교 1학년, 세상 모든 걸 다 이룰 수 있을 만큼의 큰 꿈과 희망을 가진 나이에 병실에서 날개를 축 늘어뜨린 작은 예수님에게 맑은 샘물을 마시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함께 힘을 합치면 더 많은 샘물을 길어 올릴 수 있어요.”
모두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 아침. 중병을 앓는 학우를 돕기 위한 한 소녀천사의 도움 호소가 지인들에게 편지로 전해졌다.
편지를 보낸 대구 신명고 2학년 김혜인(소화데레사·19)양. 대학 입시를 앞두고 한창 학업에 모든 관심이 쏠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김양은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같은 학교 1학년 김성민군을 돕고자 모금 운동에 나섰다.
“어머니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꾸준히 복지시설을 다니며 봉사했습니다. 주위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큰 병을 앓는 성민이의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먼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여러 기관·단체로부터 봉사활동과 글짓기로 많은 상을 받아 왔던 김양은 그 상금과 원고료의 일부를 내기로 결심했다. 또 지난 해부터 모아온 용돈도 보탰다. 그렇게 마련한 돈이 30여 만원이었지만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김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제와 어른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진 돈을 모두 모았습니다. 특히 대구가톨릭대 신학원 신부님들께서 많이 도와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대구가톨릭대 대신학원 손상오 원장신부를 비롯해 정달용 신부와 조현권 신부, 가톨릭신문사 이창영 사장신부 등이 김양의 편지를 받고 모금 운동에 동참했다. 특히 김양이 어릴 때부터 꾸준히 책을 선물하며 많은 조언을 했던 정달용 신부는 김양의 용기있는 모습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평소 어머니와 정달용 신부를 가장 존경해 왔다는 김혜인양. 베푸는 삶을 살 수 있게 가르쳐 주고 이끌어 준 두 분께 항상 감사하며 김양은 앞으로도 평생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대학 진학도 사회복지학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훗날 사회복지학 교수가 되어 연구뿐만 아니라 직접 발벗고 나서 이웃을 돕는 ‘실천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김성민군 도움주실 분 053-254-1803 신명고등학교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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