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간 딸을 생각하며 천국에 보화 쌓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던가.
서계룡(요한, 67, 철산본당)씨에게도 딸 유경(그라시아)씨는 애지중지 하던 자식이었다.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유경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암’이 찾아왔다. 수술했지만 재발됐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치료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의료진으로부터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서씨. 이미 유경씨는 온몸에 암세포가 퍼진 상태. 서씨는 딸에게 대세와 병자성사를 받게 했다. 그렇게라도 살리고 싶었다.
2005년 유경씨는 하느님의 품으로 갔다. 서씨는 재산 일부를 자식을 위해,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그러한 그의 바람이 이뤄졌다.
서계룡-김초자씨(안젤라, 66) 부부는 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만나 성당 건립을 위해 1000여 평의 토지를 기증했다.
최주교는 서씨 부부의 뜻을 기려 향후 성당 건립시 유경씨를 기리는 푯말을 세우기로 하고 서씨 부부를 교구 은인으로 선정했다.
서씨 부부에게 은인 축복장을 수여한 최주교는 “슬픈 일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뜻 깊은 봉헌으로 승화시켜주심에 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씨는 “큰일도 아닌데 생색을 내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며 “이를 계기로 많은 성당이 생겨 하느님 나라가 가까워지길 바라고 가진 것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답했다.
교구에는 서씨 부부를 포함해 총 23명의 은인(일반 11명, 특별 12명)이 있다.
교구는 2002년도부터 일정 금액의 동산이나 부동산을 교구에 증여하거나 사회적 역량으로 교구를 크게 이롭게 한 개인이나 단체를 교구 은인으로 선정하고 있다. 교구 은인으로 선정되면 ‘교구 은인 명부’에 등록되며 교구장 주교로부터 축복장을 수여받는다.
교구에 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은 소속 본당의 주임 신부나 소속 기관장을 통해 교구 관리국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문의 031-244-8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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