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 기도로 내면의 자유를 누리며 하느님을 찾는 봉쇄수도원 수녀님들이 세상에 나와 피켓을 들고 시위해야 하는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
마산교구 총대리 유영봉 몬시뇰은 교구 내 고성 올리베따노 남녀 수도원, 고성 가르멜 여자수도원, 수정 트라피스트 여자수도원이 인근에 조선 산업시설들로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미 마산교구 사제단은 2월 2일 ‘교구 내 수도원들의 절박한 사정’이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수정지구 조선소 유치 반대 주민대책위원회, 트라피스트 수녀원과 함께 마산시 수정지구 공유수면 매립목적 변경에 반대하는 전단지를 제작해 마산 시민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트라피스트 수도원의 경우에는 절차상의 문제가 많이 있었습니다. 주거용으로 매립된 용지를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 몰래 공장을 가동한 것은 엄연한 잘못입니다.”
유영봉 몬시뇰은 공장이 생기면 세수와 일자리가 늘고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경제 논리는 근시안적 사고임을 지적했다.
“마산 앞바다는 이미 자유수출지역 조성 이후 공해를 발생시키는 기업들의 유치로 인해 크게 오염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생태를 살리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조선업의 활황으로 마산교구 내 수많은 조선소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밝힌 유몬시뇰은 “10년, 20년 후의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며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오염이 심각해지면 그땐 이미 늦어 자기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몬시뇰은 행정가들과 기업이 넓은 안목으로 행정, 경영을 펼쳐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마산시는 시의 발전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후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밀어붙이기 식의 행정은 국민을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업가들도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에 관심을 갖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아울러 유몬시뇰은 교구민들의 관심을 호소하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수도자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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