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마십시오”
젊은 날 어려운 환경으로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던 어느 고희(古稀)의 만학도가 학사모를 쓰며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2월 20일 2007학년도 대구가톨릭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최고령 졸업생으로 일어일문학 학사학위를 받은 최진영(세례자 요한, 71, 대구 남산본당)씨. 100점 만점에 90점이 넘는 우수한 졸업성적으로 남다른 학구열을 과시했다.
“확고한 신념으로 목표를 향해 매진한다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12명의 손자·손녀, 그리고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 한국 근대사의 가장 힘든 시절을 겪어야만 했던 최진영씨.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던 그는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막노동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간신히 야간 중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결국 2학년 때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네 마음을 다 하고 네 목숨을 다 하고 네 정신을 다 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태 22, 37)는 성경구절을 신앙모토로 삼아 하느님께 의지하며 살아왔다는 최씨. 2남3녀를 둔 가장으로 인생의 기반을 어느정도 다진 후, 최씨는 드디어 한풀이를 시작했다.
2001년 대구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한 최씨는 2003년 영진전문대를 거쳐 2005년 대구가톨릭대 일어일문학과로 편입해 올해 졸업하기까지 줄곧 성적 우수상을 놓치지 않았다.
“교구청을 산책할 때마다 꾸르실료교육관 앞 로뎅 동상에서 발길이 머물러 집니다. 동상에 새겨진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주저하지 말고 행하라’라는 글귀대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아내와 아들 딸, 남산본당 천광성 주임신부의 꾸준한 격려에 졸업 후에도 대구가톨릭대에서 석사 과정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최씨. 서경돈 총장신부의 배려로 학사과정에 이어 이번에도 특별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고마운 이들의 사랑 속에 최씨는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너무 큰 은총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제가 배운 것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봉사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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