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전합수 신부(안식년)
3월 9일 사순 제5주일 (요한 11, 1∼45)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오늘 복음에서는 사순시기 복음의 절정인 라자로의 부활이야기를 묵상하게 됩니다.
사순시기 동안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은총에 대하여 점차적으로 강도있게 묵상해 봅시다.
주님은 우리에게 물질적인 빵이나 세상의 유혹을 넘어서는 참된 말씀과 행복을(사순 제1주), 세상의 어떤 모습보다도 아름다운 영적 변화의 모습을(사순 제2주), 참으로 우리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사순 제3주), 또한 세상 모든 것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축복을 보는 눈을(사순 제4주), 그리고 이 세상의 생명과 죽음을 초월하는 영원한 생명을(사순 제5주) 우리에게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곧 다가올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이 죽음조차 극복할 힘과 능력이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확실히 믿고 그분을 나의 주님, 우리 공동체의 주님으로 모실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실제로는 눈이 떠있지만, 영적으로 눈 먼사람이 많은 것처럼, 실제로는 살아있지만, 영적으로는 이미 죽어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는 과거에 일류대학 배지를 달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허울 좋은 일류대학에 다닌다고 하면서, 내가 무슨 큰 애국자인것 마냥 정부와 군인들과 재벌들을 비판하고 독재타도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살아온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자기 희생이나 성찰이 없는 무조건적 비판과 외침에 서서히 병들어가고 있었고, 술과 욕설과 비판으로 영혼이 병들어가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였고, 나중에는 정말 내가 스스로 좋은 일을 하려고 하여도 손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무기력과 무절제의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영적으로 죽은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입으로만 남을 비판하며 스스로는 선행을 하지 못할 때 우리는 자칫하면 바리사이처럼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으로 죽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로마서 2, 1∼7 참조).
다행히 저는 저의 심각한 상태를 자각하게 되었고, 다른 어떤 철학이나 이념보다도 하느님 말씀에 기초한 신앙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면에 앞서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청년기도모임’에 함께 하게 되었는데, 하루 3∼5시간씩 약 40여 일을 열심히 기도와 말씀 공부를 한 끝에 죽은 영혼의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절제력을 회복하고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고, 스스로 선행을 할 수 있는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죽은 사람을 살리는 주님의 능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저와 비슷한 처지에서 함께 성경과 기도와 찬양 공부를 했던 당시의 젊은이들이 거의 모두 이 ‘생명의 주님’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주님을 널리 전하고자‘젊은이 대학생 기도모임’을 만들어 수많은 대학생과 젊은이들에게 이 주님의 은혜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수난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주님의 은혜였던 것입니다.
소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이번 사순시기와 부활시기를 통하여 이처럼 생생한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여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리고 만일 그러한 경험들이 있다면 함께 나눔으로써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더욱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드러내도록 합시다. 아멘.
5분 신앙상식-여호수아기 내용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그분과 맺은 계약에 충실해야
여호수아기는 가나안에서 땅을 정복해가는 투쟁이 야훼 하느님에 의해 주도되었고 그들을 위해 싸우신 결과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있다. 이는 야훼 하느님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으로 약속들 중 어느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여호수아기 중 2장에 나오는 라합 이야기는 후대에까지 전해져서 칭송을 받게 되는데(마태오 1, 5; 히브리 11, 31; 야고보 2, 25), 라합이 죄 많은 창녀라는 것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의롭기 때문이 아니라 의롭게 하려고 구원하신다는 것과 자신의 의로움 때문에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 믿음 때문에 구원받는다는 교훈을 준다.
여호수아기에 나오는 모든 전쟁은 야훼 하느님께서 앞장서시는 성전이다.
헤렘법에 따라 점령한 성읍의 모든 주민을 몰살시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것은 하느님이 그 원인이 되어서 일어난다는 절대적 확신을 갖고 있는 이스라엘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을 유혹하는 가나안 우상숭배의 완전한 제거로 이해했고, 그들이 차지하여 살고 있던 땅을 되찾은 것으로 이해했다.
땅의 분배 문제는 이 책의 중심사상으로 이스라엘 지파의 중요한 관심사이며 약속의 성취를 나타낸 기사이다. 이 땅의 분배에서 이스라엘은 그들 조상에게 하신 약속의 성취를 보게 된다.
마지막 부분으로 여호수아의 마지막 유언은 첫째, 야훼 하느님께서 그들을 위해 하신 약속을 어떻게 지키셨는가를 백성에게 상기시키고 백성이 하여야 할 도리가 무엇인지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둘째,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백성들이 승리감에 도취된 나머지 계약의 의무를 소홀히 하고 가나안 종교를 따르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보고 사태의 급박함을 느낀 여호수아가 오늘 야훼를 택하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여호수아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느님은 인간의 열망 속에서 약속을 해주고 인간의 정복 안에서 당신 선물을 주신다.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의 인격 안에 내포되어 있는 가능성 발휘를 통하여 내려지는 선물로서 인간이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실화하려는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하느님의 선물이 구체적인 삶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계속 당신과 맺은 계약에 충실해야 한다는 오직 한 가지 조건만을 요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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