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으로 그린 생명들
3월 5~11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새로 만날 작품은 ‘옻칠그림’이다.
그림 그린 이는 ‘농부’이자 ‘화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사는 김태원 신부(원주교구). 김신부는 수천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옻칠의 내구성에 매료돼 옻칠그림에 흠뻑 빠져 산다. 신학교수 직함도 훌훌 털고, 무형문화재 제12호 칠장(漆匠)을 사사할 정도로 열정도 남다르다. 특히 김신부는 옻칠의 전통 안에 머무르지 않고, 그 굴레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들로 관심을 모으는 작가다.
그의 작품은 우선 재료에서부터 남다르다. 나무 뿐 아니라 철, 한지, 천, 점토, 합성수지 등 온갖 주변의 재료들에 옻칠을 하고 본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포질과 수차례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 그렇게 견고하게 만든 소위 옻칠캔버스에 광물성 재료로 붉은색과 초록색, 노란색 등을 내는 것도 김신부만의 정성이다.
선명한 색으로 도드라진 형상은 주로 사람이다. ‘생각하는 사람들’ ‘화해의 몸짓’ ‘일곱식구’ ‘노는 아이들’…. 김신부는 자신의 그림인생은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여정이라고 덧붙인다.
김신부 스스로는 “그저 그리는 것이 즐거워 또 그린다”라고 말하지만 내면에 깃든 실험정신은 그만이 가진 작가로서의 ‘끼’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 ‘끼’가 은행나무판 양면 모두를 채운 입체그림으로도 나타난다. 출품작은 총35점으로, 판매수익금은 전액 결식아동 후원금으로 보낸다.
※문의 02-727-2336
작품명 : 김태원 작 ‘화해의 몸짓’, 나무에 건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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