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보시니 좋은 세상을”
“예수님이 지니셨던 인성으로 이 세상의 한 자락을 적시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그 영역을 조금씩 더 넓혀나가며 정말로 인간적인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누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3월 1일로 창립 열돌을 맞은 대안공동체인 예수살이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박기호 신부(서울대교구)는 공동체운동에 관심을 보여준 이들에 대한 감사로 말문을 열었다.
“창세기에는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을 ‘보시니 좋았다’란 표현이 거듭 나타납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 이것이 태초부터 세상이 다하는 끝날까지 그리스도인들이 묵상하며 살아야 할 화두가 아닐까 합니다.”
박신부의 생각에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은 그 자체에 위대하신 분의 숨결을 지니고 있는 ‘생명’들이 건강한 생명력으로 피어나도록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 때문에 그는 늘 자발적인 가난을 강조한다. 실제 그가 꾸리고 살아온 예수살이공동체는 가난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요하다. 이 세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생명력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살이공동체를 이끌어온 가장 큰 힘은 바로 자발성입니다. 공동체 구성원들 스스로가 함께 결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지요.”
박신부는 이 자발성의 근원을 자신들의 삶이 복음적인 것이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라는 믿음에서 찾았다.
“초대 교회공동체 신자들처럼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오며 세상의 가치를 하나둘 벗어던질 수 있었기에 공동체 회원들의 자발성은 앞으로 더욱 큰 힘을 발휘하리라 생각합니다.”
‘대안’을 표방하면서도 수없이 명멸하는 공동체들과의 차별성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는 믿음에서 찾는 박신부는 ‘나눔’ 또한 그에 못지 않은 가치임을 강조했다.
“나눔이 없이는 공동체도 있을 수 없습니다.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은 그 신비를 체험해보지 않고는 실감하기 힘든 진리입니다.”
자신들이 개척해온 나눔의 영토를 넓혀 제3세계의 더 가난한 이들을 찾아나서겠다는 예수살이공동체의 미션은 자발적 가난이 가닿을 수 있는 하느님 나라의 영토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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