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전합수 신부(안식년)
3월 16일 주님수난성지주일 (마태 26, 14∼27, 66)
주님 수난의 진정한 이유와 원인
오늘부터 주님 수난의 가장 깊은 의미를 묵상하는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이 성주간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시고 희생하시며 마침내 죽임을 당하신 주님의 희생과 숭고한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그분의 사랑에 응답하며 그분의 성심(聖心)을 위로해드리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십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는 백성들로부터‘메시아’, 즉 왕으로서 대접을 받지만, 그것은 사실 그분 죽음의 서막에 불과한 것이었고, 예루살렘 입성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예수님은 백성들과 원로들과 정치지도자들에 의하여 ‘하느님을 모독하고 백성들을 선동한 죄’로 처형당하고 맙니다.
우리는 이번 주간을 통하여 의롭고 착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신 그분이 왜 이렇게 돌아가셔야만 했는가를 깊이 새기며 그분의 고통에 동참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주님 수난의 첫 번째 이유는 하느님의 지극한 인간 사랑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즉 성부 성자 성령께서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시기에 성부께서는 성자로 하여금 인간을 위하여 대속(代贖) 하기를 원하셨고, 성자는 성부의 뜻을 받들어 기꺼이 희생의 길을 가신 것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이를 하느님의 공의(公義)를 채우기 위해 돌아가셨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성자께서 우리 인간에게 참다운 구원의 길을 가르쳐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적당히 흉내내는 가식적 희생의 길이 아니고, 물과 피를 다 쏟아내고 마침내 목숨을 바쳐야 하는 참된 사랑의 길이며, 죽음을 통한 부활의 길이었고, 바로 이것을 통하여 우리 인간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있음을 몸소 모범과 선행(先行)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아무나 갈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힘을 받아서 주님의 모범을 따라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이 돌아가신 세 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 인간의 몰지각과 무지함, 그리고 그릇된 가치관과 망가진 분별력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사랑하고 구원하러 오셨지만, 인간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모반과 반역과 불경(不敬)의 죄를 씌워서 죽이고 말았습니다. 오늘날도 우리는 죄없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봅니다.
과거 우리 역사에도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정치인들과 법조인들과 언론인들 심지어 많은 종교인들의 비양심적이고 위선적이며 이기적인 판단에 의하여 처형되어간 일들이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 종교 지도자들의 감언이설과 술수에 의하여 부화뇌동하는 군중들의 모습은 참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합니다.
바로 며칠 전까지‘호산나, 다윗의 자손’을 외치던 군중들이, 지도자들이 선동에 넘어가 바로 ‘저 사람을 못밖으시오! 십자가에!’라고 소리치고 있는 모습은, 조금만 좋은 일이 있으면, ‘감사! 하느님 최고!’라고 외치다가도, 조금 어려운 일이 생기고 일이 꼬이면 ‘하느님은 어디계시나, 왜 나는 하는 일마다 안되지?’하고 투덜대는 우리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주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성부의 뜻을 따라 참된 희생의 길을 가신 주님의 모범을 잘 본받도록 하며, 우리의 잘못으로 우리 이웃 안에 숨어계신 주님을 또 다시 못박는 일이 없도록 살피고 반성하도록 합시다.
5분 신앙상식-판관기 내용
이민족 지배 민담을 책으로 묶어
판관은 ‘투사 용사 구원자’의 뜻
판관기는 왕국 설립 전까지 겪었던 여러 차례의 이민족 지배와 거기에서 풀려난 체험이 민담으로 전해지다 기원전 9세기경 한권의 책으로 묶어지고 나라가 위태롭던 기원전 6∼7세기와 바빌론 유배 이후에 다듬어지고 보충되어서 오늘과 같은 꼴을 갖추게 된다.
이 책은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부터 사무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180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의 고통스런 생활을 서술하고 있다.
고통을 받은 이유는‘누구나가 제멋대로 했기 때문’(21, 25 이하)이다.
즉 하느님께 불충실했던 인간의 약한 경향을 묘사하면서‘누구나가 제멋대로 한다면’늘 패배의 맛을 보게 될 것임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판관이란 히브리어로‘쇼페팀(Shophetim)’으로 그 의미는‘투사, 용사, 구원자’라는 뜻이다.
즉 백성을 외적으로부터 구해주는 사람을 일컬었는데 나중에는 더 나아가서 판결도 해주었던 일종의 집정관이었다. 그래서 판관기라고 부른다.
구조
첫 번째 부분(1장∼3장 6절)
여호수아 시대에 목표로 삼았던 가나안의 완전 정복이 아직도 달성되지 않은 까닭을 천명함. 그 역사적 순환은 이스라엘의 불순종-이교민족을 통한 처벌-회개-구원(판관)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 부분(3장 7절∼16장)
인접 민족과의 투쟁사로 6명의 대판관과 6명의 소판관들의 활약상을 내용으로 한다.
세 번째 부분(17장∼21장)
단 지파의 이동과 벤야 민족에 대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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