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로 표현한 성경 속 풍경
펜 이용해 성경 속 다양한 소재 추상적으로 묘사
500여 작품은 15일부터 역삼동 포털아트서 전시
“그 사람 머리속에는 오직 하느님 밖에 없었어요.”
신앙으로 그림을 그린 고(故) 조복경(마리아)씨.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만에 그의 생전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3월 15일부터 서울 역삼동 포털아트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씨의 남편인 서양화가 일유(一有) 김종하(요셉.91.서울 돈암동본당)화백이 마련한 것.
매 전시마다 ‘환상적 미의 세계’를 주제를 정했던 그의 작품들은 사실적인 형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추상적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붓터치로 색감을 다채롭게 표현한 것은 물론 뭉퉁한 붓과 날카로운 펜이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들은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500여 점이며 노아의 방주, 천사와 하갈 등 성경 속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전시에서 조씨의 작품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의 특이한 이력이다.
그는 50세가 넘은 늦은 나이에 붓대를 잡기 시작했다. 평소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일기장에 메모와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재능을 조금씩 키웠다. 그러던 중 1980년 서양화가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서 머물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생활한 3년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많은 성당에서 접했던 종교화들은 그가 신앙과 성경을 소재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 조씨의 작품은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프랑스의 한 평론가는 “종교미술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작품이 많이 있지만 조마리아처럼 영감으로 그린 작품은 드물다”며 “그의 작품들은 감각적이고 심리적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에서는 흉내 낼 수가 없다”라는 평가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그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중 1995년 고혈압으로 쓰러지면서 오른쪽 손과 하반신이 마비가 됐지만 여전히 손에서 펜을 놓지 않았다. 그는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작업을 할 때만큼은 즐거워했다. 2000년과 2003년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1, 2회 전시회를 열만큼 열의도 대단했다.
그는 또 2005년 세 번째 전시회를 준비했었지만 그해 12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지만 “아내가 그림을 통해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란다”는 김화백의 의도에 따라 2년 만에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내는 개성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오직 하느님 말씀만으로 살아갔던 사람”이라고 회상하는 김화백은 “아내의 그림을 통해서 참된 신앙을 깨우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의 02-567-1890 포털아트
사진설명
▶거실에서 작업하고 있는 생전의 조복경(마리아)씨.
▶조마리아 작, 작품 No.65 아름다운 환상2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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