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하늘 향하는‘주님바라기’죠
부르는 곳 어디든 달려가는 찬양사도
23일 쉬는 청년들과 ‘말씀’의 파티
“자, 시작해 보자~! 승진아, 드럼 너무 쎄게 치지 마~! 찢어지겠다.”
“형~, 정말 힘 조절이 잘 안돼요.”
대구시 남구 대봉동에 위치한 밴드연습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신명나는 드럼 소리, 엉덩이 들썩이게 만드는 베이스 연주와 화음이 척척 잘 맞는 노랫소리까지…. 젊은 남녀들이 한참 노래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부활대축일 공연을 앞둔 이들은 싸늘한 지하실조차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다.
청년 생활성가밴드 ‘하늘바라기’.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보는 꽃처럼 살겠다는 밴드의 의지를 담은 팀명이다. ‘학교 공부’니 ‘사회생활’이니 하는 조건은 달지 않는다. 그냥 하느님 불러 주시는 대로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따르겠다는, 맹목적이라면 맹목적인 이들의 주님 사랑법을 ‘꽃’으로 표현한 것이다.
# 이야기 하나 하늘바라기에게 ‘음악’은
무작정 음악이 좋아서 뭉친 대구 지산본당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2005년 결성됐다.
처음에는 본당 청년미사 반주활동이 전부였다. 사실 별다른 비전도 없었다. 그냥 평소 친했던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악 하면서 즐기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내가 정말 하느님께 봉사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생겼다. 주님께 받은 탈렌트를 우쭐대며 소비하는 것은 아닐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밴드는 본당을 떠나게 됐다. 그리고 더 넓고 다양한 무대를 찾아 ‘불러만 준다면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는’ 찬양사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밴드는 ‘말씀’ 없는 ‘음악’은 무의미함을 깨닫게 됐고, 미사 반주로의 귀환을 꿈꾸게 된다.
# 이야기 둘 하늘바라기에게 ‘우리’란
밴드의 리더이자 어쿠스틱 기타, 보컬을 맡고 있는 백승환(리차드, 30)씨. 강력한 카리스마와 결단력으로 밴드를 선두 지휘한다. 키보드를 맡고 있는 섬세한 오미라(소화데레사, 30)씨와는 11년째 ‘열애중’이며 2006년 이쁜 성가정을 이뤄 조만간 2세와 만날 예정이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보컬 장우영(스콜라스티카, 26)씨와 이민아(베르나데트, 25)씨. 꼼꼼한 베이스 오동준(요셉, 24)씨와 덜렁대는 드럼 이승진(미카엘, 22)씨. 막내 이용수(에우제니오, 20)씨는 실력을 인정받기만 기다리는 수습생이다.
서로 다른 성격에 나이대도 다르지만 이들은 ‘우리는 곧 가족’이라 칭한다. 비록 마음 한 구석에 섭섭한 마음이 있더라도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동안 다 풀려 버린다는 것. 아무런 지원이 없어 ‘돈’문제로 항상 고민해야 하고, 포기해야만 하는 일상 역시 많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모두 채워간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 이야기 셋 하늘바라기에게 ‘주님’은
리더 백승환씨는 아직 생활성가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진 신자들이 많은 것이 하늘바라기, 또는 이 시대 생활성가 밴드의 존재 이유라고 말한다.
“미사 전례음악을 맡은 성가대는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아직 생활성가가 전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신자들이 좀 더 쉽고 가까이 전례에 참여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생활성가 입니다.”
하늘바라기는 생활성가를 통해 신자들과 주님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이들이 연주하는 미사 전례음악을 통해 벅찬 가슴으로 주님과 만나는 신자들을 보는 것이 바로 지향점이라고 믿는다. 3월 23일 오후 3시, 대구 범물동에서 치러질 ‘말씀’의 파티는 각 본당마다 봉사활동에 지친 청년 신자들의 영혼에 신선함으로 다가갈 것이다. 특히 쉬고 있는 청년신자들도 초대할 계획이다. 하늘바라기에게 있어 ‘주님’이란 그들의 삶 속에 체화된 ‘말씀’을 전하도록 하는 ‘이유’이다.
※공연 문의 016-531-6884 백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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