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르심 사랑실천으로 응답”
지난 2월 22일 충북 청원군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교의 졸업식. 전체수석자에게 주는 총장상은 설정선(사비나·인보성체수도회) 수녀의 몫으로 돌아갔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5년만이다.
“꽃동네 사무실에서 4년을 일반직원으로 일했어요. 진정한 사회복지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주위 권유를 통해 현도사회복지대학교에 입학하게 됐지요.”
‘사회복지’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시각장애우인 어머니와 함께 살며 ‘머리’가 아닌 ‘몸’으로 사회복지를 터득했기 때문이다.
참된 복지를 배우기 위해 입학했던 ‘대학’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책을 놓았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하니 어려운 점이 많았던 것이다. 그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아버지’다.
“아버지는 ‘녹슨 못이 어떻게 한 번에 닦이길 바라느냐’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에 용기를 얻어 더 열심히 공부했지요.”
졸업식날, 아버지는 설수녀의 전체수석 졸업에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가난했던 시절, 딸의 대학진학을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던 미안함도 씻었다.
현재 설정선 수녀는 수도회의 해외사도직 페루 파견을 위해 한국 가톨릭 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역만리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회복지’를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출국날짜는 3월 25일 이후.
“지금까지의 과정은 미래를 위한 연습 같아요. 하느님께서 나를 이곳에 쓰시기 위해 이 길로 부르셨고, 모든 것이 하느님 안에서 계획된 일이었다는 걸 느껴요.”
하느님은 또 어떤 길을 계획하셨을까? 페루에서 사회복지를 통해 사랑을 전파할 설수녀의 모습이 당차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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