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은 건졌지만 … 살길 막막
젤뚜르다(28)씨가 고향인 아프리카 코르티부아르를 떠나온 것은 1년 전.
불안한 정국과 남편의 폭행을 피해 아들을 언니에게 맡기고 어렵게 택한 한국행이었다.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가구공장에서 일해 받는 월 80만원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남은 10살 아들을 위해 송금했다. 용돈을 쪼개고 쪼개 6개월 만에 보증금 50만원 월세 18만원의 나만의 ‘생활공간’도 마련할 수 있었다. 4~5년만 몸이 부서져라 고생하면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곧 그 희망은 산산조각 나고 만다. 지난해 10월 난소암과 자궁근종 판정을 받은 것. 병원비를 아끼기 위해 몸이 아픈 것을 참은 것이 오히려 병을 더 키웠다.
젤뚜르다씨는 치료비와 입원비는 고사하고 약값조차 없었다. 며칠 입원하고 몇 가지 검사를 하는 동안 어렵게 모았던 월세 보증금도 모두 빼서 써야 했다. 그러고도 다시 살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인 상태였다. 다행히 병원(수원성빈센트병원)에선 젤뚜르다씨가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단 사람은 살리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성실히 진료에 임해주었다. 주위 동료들과 젤뚜르다씨 모두 삶을 포기할 무렵…. 기적이 일어났다. 3차에 걸친 수술 끝에, 최근 기적적으로 소생한 것.
문제는 이제부터다. 병원에선 더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엄청난 입원비에 부담을 느낀 젤뚜르다씨가 무작정 길거리로 나서겠다고 한다. 퇴원할 경우, 당장 갈 곳조차 없다. 계속 투약해야하는 약값과 매월 정기적인 진료비를 대는 일도 불가능하다. 수원교구 외국인 노동자 사목 관계자와 주위 동료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았지만 밀린 진료비 및 수술비, 입원비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저를 걱정해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한데….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손을 벌리려고 온 한국이 아닌데….”
항암치료의 후유증 때문일까. 고통으로 얼굴을 찡그리던 젤뚜르다씨가 눈물 가득 머금은 눈으로 말한다.
“아프리카에 있는 아들이 보고 싶어요.”
※도움 주실 분 702-04-107118 우리은행 703-01-360433 농협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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