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도하 ‘성마리아성당’ 봉헌식…7명 사제 상주
【도하, 카타르 외신종합】이슬람 국가인 카타르에 최초의 성당이 봉헌됐다.
현지 일간 걸프타임스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이 나라 최초로 성마리아성당(St. Mary)이 세워졌으며, 향후 이곳에는 7명의 가톨릭 사제들이 상주하게 될 것”이라고 3월 15일 보도했다.
새성당 봉헌식은 3월 14일 인도 뭄바이의 교황대사인 이반 디아스 추기경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주재 폴 힌더 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교황청이 1888년 걸프 이슬람 국가에 ‘아라비아 대목구(VAA)’를 설립한 이래로, 이슬람 국가에 정식으로 성당이 봉헌된 것은 1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걸프 만 연안국 가운데 성당이 세워지지 않은 나라는 유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만이 남게 됐다.
특히 가톨릭교회 뿐 아니라 성공회와 그리스정교 등 4개 종파들도 경쟁적으로 가타르 진출에 나서고 있어 성당의 숫자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다수의 카타르인들은 성당 설립을 ‘불쾌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타르의 한 전직 장관은 “이 문제는 국민투표로 판가름 나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현지 언론의 관계자들은 “카타르의 하늘에 십자가가 세워지거나 미사 종소리가 울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타 종교를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이슬람 정신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전직 카타르대학 학장인 압둘 하미드 알-안사리는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앙의 장소를 갖는 것은 이슬람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성당 설립을 환영하고 나섰다.
한편 성마리아성당 측은 “성당은 신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공간일 뿐, 이곳이 선교를 위한 발판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슬람 교리를 강조하는 ‘와하비즘’(Wahhabism)을 국교로 삼고 있는 카타르의 인구는 약 90만 명으로, 무슬림의 비율이 77.5%에 불과해 이웃나라들에 비해 이슬람 세력이 약한 편이다.
교황청은 이 가운데 약 10만여 명이 가톨릭 신자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타르 신자들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교황청에 청원, 성당 설립을 추진해 왔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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