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전합수 신부(안식년)
3월 30일 부활 제2주일 (요한 20, 19∼31)
예수님 부활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주님의 부활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참으로 많습니다.
모든 것의 희망이 사라진 것과 같은 상황에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은 죽음만을 이기신 것이 아니라, 의로우신 주님을 죽음에 몰아넣은 불의와 시기와 미움과 편견도 함께 이기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활하신 주님은 소위 ‘전설의 고향’처럼 원수를 찾아 복수하지 않으십니다.
그분 부활의 목적은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하느님 사랑을 전하며 이 세상은 결코 죄와 죽음과 불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의롭고 정직한, 그리고 가난하지만 하느님을 믿고 바라는 착한 사람들이 승리하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함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는 죄의 용서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제자들은 무섭고 두려워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다락방에 모여 있었습니다.
당시 제자들의 심경을 헤아려 보건데, 그들은 자기들의 스승을 죽인 로마 군인들과 종교지도자도 두려웠겠지만, 그 스승을 지켜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배반하고 도망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하여 더 많이 자책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 죄책감과 좌절감에 빠져있을 제자들 모두는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끝난 절망’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주님께서 나타나시어 평화를 빌어주며 축복해주시고 용서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있기를!”, “성령을 받아라. 너희의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말씀(Word)만이 아니라, 실질적 힘(Power)이 동반된 것이며, 사람들에게 생명력과 활기(Life)를 불어넣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절망감과 좌절감, 죄책감과 꼼짝할 수 없는 무기력의 공황상태를 단번에 그리고 완전히 뒤바꾸어놓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신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바로 이러한 힘과 생명력을 우리에게 가져다주십니다.
이러한 변화를 체험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분의 부활을 체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죄의 무게에 억눌려 정말 숨을 못쉴 것 같고 너무나 답답한 가운데 있다가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믿고 고해성사를 보게 되면 정신이 맑아지고 영적인 눈이 다시 트이며 그야말로 ‘살맛’이 다시 살아남을 느낍니다.
어떤 때는 은사 신부님께 회초리를 들고 들어가는 심정으로 고해성사를 보러가지만, 돌아올 때는 오히려 선배 신부님들의 격려와 사랑을 듬뿍 담아가지고 오곤 합니다.
바로 주님 부활의 은총의 한 단면인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은총은 이처럼 개인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활의 은총을 체험한 사람들은 그 은총을 이웃과 나누고자 하고 공동체 안에 그 기쁨을 전하고자 노력하는데,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초기 공동체의 모습이 바로 그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내어놓고 나누어도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는 일이 많았기에 부족한 것을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소공동체 가족 여러분, 이번 부활시기 동안 서로의 나눔과 친교를 더욱 성숙시켜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 소공동체 안에 한번 생생하게 모셔보지 않으시겠습니까?
5분 신앙상식-룻기의 구조와 내용
하느님 ‘자비와 축복’은 이방인에게도 공평하다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모압 여인인 룻을 통하여 이스라엘 신앙의 보편성을 다루고 있는 룻기는 기원 전 5세기 중엽에 바빌론 유배 이후에 유다에서 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히브리 성경에서는 룻기와 아가, 애가, 에스테르 그리고 코헬렛 등 다섯 권을 축제 때 읽는 성경이라 하여 ‘축제 두루마리’라 부른다. 룻기는 밀 수확 축제인 ‘오순절에 읽는 성경’이다.
구조
첫 번째 부분(1장) : 나오미 가정의 타향살이와 귀향
두 번째 부분(2장-3장) : 룻과 나오미의 만남
세 번째 부분(4장) : 두 사람의 결혼과 계보
내용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축복은 이방인을 제외시키지 않는다는 이스라엘 신앙의 보편적인 면(2, 12)을 다루고 있고 오순절의 유래를 다루고 있다.
룻이라는 이방 여인이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부족으로 돌아가지 않고 유다로 되돌아와서 남편의 친척인 보아즈와 결혼해 이스라엘의 정통 혈통인 다윗의 할아버지요 이사이의 아버지인 오벳을 낳았다.
이 이야기 속에는 가난한 자들에 대한 보살핌과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룻이라는 이방 여인을 등장시켜 하느님의 사랑은 보편적인 것으로서 인간, 인종, 국가의 차별 없이 이루어지며 만백성과 모든 나라가 평등하게 살기를 바라신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룻기에서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메시지는, 법률은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네 권리를 지킬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은 배타적인 사랑이 아니고 인간차별, 인종차별, 나라차별을 하지 않으시고 만백성과 모든 나라가 평등하게 자유로이 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며, 인간의 기본권을 희생시키는 법률은 하느님이 바라지 않으신다고 알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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