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노성호 신부(모산골본당 주임)
4월 13일 부활 제4주일 (요한 10, 1∼10)
한 입의 즐거움
여름이면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으로, 겨울이 되면 놀이공원이나 눈썰매장을 찾아서 주일학교 귀염둥이들과 함께 하루 여행을 떠납니다. 다들 각자 고유한 모습으로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늘 시끌벅적하게 시작해서 정신없이 끝을 내는 것이 다반사인데, 그만큼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며 신경을 써야 한답니다.
눈에 쏙 들어오는 아이들
혹시나 어디 다치는 꼬맹이들은 없는지, 혼자 길을 잃고 떨어져서 어디서 울고 있는 녀석은 없는지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또 남이 먹고 있는 것이 맛있어 보이거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좋아 보이면 왜 그리들 졸라대는지 몇 번을 거절하다가도 철부지 어린아이와 같이 구하라고 하셨던 예수님 말씀이 생각나서 결국 그 아이들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그러면 어찌나 좋아들 하던지요. 천원 이천 원 하는 츄러스나 와플 하나 사 준 것뿐인데 몇 번이고 “감사합니다”하면서 인사하는 꼬마 천사들 덕에 오히려 낯이 뜨거워질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그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은 한 눈에 딱 들어오니 말입니다.
S라인 자매님들이 비키니를 입고 활보하는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는 그 자매님들에 가려서 우리 아이들이 안 보일만도 한데, 제가 이상한 것인지는 몰라도 저 멀리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우리 주일학교 꼬맹이들만 눈에 들어오고, 각자 다른 놀이기구를 타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정신없는 놀이공원에서도 유독 우리 아이들은 제 눈 밖으로 사라지는 일이 없으니 참으로 신기할 노릇입니다.
어쩌다 손을 놓쳐 저 멀리 떨어지게 된다 해도 우리 아이들만‘매직아이’처럼 공중에 부양되어 한 눈에 쏙 들어와 금방 찾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길을 잃고 헤매거나 잠시 예수님의 손을 놓쳐서 떨어지게 되었을 때 예수님은 우리를 찾아내실 수 있겠지요? 그분 눈에 우리가 보이겠지요?
주일학교 아이들이 수많은 인파 속에 묻혀 있어도 저의 한 눈에 쏙 들어오는데, 예수님 눈에 우리들이 안 보일 까닭이 없지요.
세상의 많은 유혹들이 우리를 현혹시켜서 그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해도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착한 목자이시기 때문에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는 우리들을 꼭 찾아오셔서 우리를 건져주실 것이고, 다시금 당신께서 손수 지으신 따뜻하고 포근한 울타리 속으로 우리 모두를 인도하셔서 그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임을 믿습니다.
예수님과 우리는 한 울타리에 모여 한 솥 밥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 한 솥 밥에서 나오는 한 입의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다시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것이고, 잠시 떨어져 있다 해도 언제든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찾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솥 밥의 ‘정’
그 한 입의 즐거움은 여러 가지를 통해 느껴볼 수 있습니다. 미풍과 함께 흘러들어오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 품의 따스함 속에 잠들어보고, 그분의 인자하신 모습을 바라보면서 함께 미소를 지으며, 그분의 따뜻한 두 손을 잡고 조용한 숲속을 함께 거닐면서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어떤 두려움과 걱정도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찾아주실 것이고, 우리는 반드시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분께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결코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길을 잃을 걱정 따위도 모두 던져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나눌 한 입의 즐거움만 생각하며 그분 뒤를 졸졸 따라가면 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도록 얻게 될 것입니다.
5분 신앙상식-사무엘기의 내용과 메시지
하느님만이 유일한 ‘왕’
권력자는 그 뜻에 따라야
사무엘기 상 하권은 다윗을 주인공으로 두면서 동시에 사무엘과 사울의 삶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상권에서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판관인 사무엘의 이야기를 서두로 이스라엘 왕조의 기원 및 첫 왕인 사울, 그 뒤를 이은 다윗의 초기 활약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하권에서는 다윗의 통치에 관하여 알려주고 있다.
야훼 하느님께 충실했던 종 사무엘과 첫 번째 임금으로 기름 부음 받은 사울의 이야기와 지도자로서의 실패, 그리고 다윗의 왕국 건설로 이어지는 여러 모습의 다윗이 언급된다.
또한 하느님으로부터 기름 부음 받은 다윗의 죄상이 낱낱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당황하게도 되지만, 아무리 왕이라 할지라도 인간이며 하느님의 통치를 받아야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사실 다윗은 사무엘에 의해 도유되었으나, 왕이 되기 위해서는 다윗 자신의 정치적 군사적 노력과 유다 남자들, 그리고 이스라엘 장로들의 결정이 있어야 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를 지배하시고 인간의 모든 사건을 포괄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이다.
즉, 인류 역사 안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손길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사무엘기에서 다윗의 이야기는 후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해하는데 토대가 된다.
사무엘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첫째, 하느님만이 유일한 왕이시며, 하느님으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우두머리는 권위의 정당성을 갖기 위해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듯 백성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하느님께서 뽑으신 사람들은 외적으로 백성을 잘 이끌어 마음을 뭉치게 하고, 백성으로 하여금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상 9, 16), 내적으로 백성을 조직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정의로운 사회생활을 계속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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