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보다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 더 큽니다”
브라질 수녀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소임 받아 4월 중순 출국
파견을 준비하면서도 ‘예수오빠께서 누이야 부르시면’ 발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평생 가 본적 없었던 브라질에 가서도 그들의 열정을 배워올 수 있을 거 같아요.”
다음달 중순 브라질 선교사로 파견되는 백순희(젬마마리, 64, 서울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수녀는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기자가 수녀원을 찾아갔을 때만해도 13가지가 넘는 영문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했다.
백수녀가 선교사 파견 제의를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노(老)수녀에게는 힘든 일이 아닌가 하는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백수녀는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일이 설레고 기대된다”는 반응이다.
그는 상파울로 남쪽 소로카바 수녀원에서 브라질 수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소임을 받았다. 단 하루도 영어책을 안 읽은 적이 없다는 그에게는 적합한 소임이다. 그는 베네딕도 로마 총원에서 열리는 영성쇄신코스 ‘국제 만남의 주간’통역을 맡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게다가 대구교대를 졸업해 교사자격증까지 있어 이보다 더 딱 맞는 일은 없어 보인다. 사실 선교사 파견 제의는 처음이 아니었다. 2000년 브라질 수녀원 부원장이 부탁해 왔지만 “아직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의 실력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했었다. 그 후 7년 뒤 똑같은 제의를 받고 그는 많은 고민을 했다.
“나이가 그때보다 많아져서 그런가? 실력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고 그냥 배짱이 늘었어요. 또 나이가 나이인 만큼 마지막 소임일지도 몰라서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승낙했죠.”
파견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그는 그동안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들을 모아 ‘예수오빠께서 누이야 부르시면’(소금나무/267쪽/1만1000원)을 발간했다. 묵상글은 물론 삶의 체험, 백수녀가 직접 체험한 말씀의 생명력 등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시인이자 화가인 주정연(바오로)씨가 그린 성화는 글들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책을 만들어 냈다.
“브라질에 가기 전에 너무 많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에요. 수도생활은 매 순간 하느님을 찾는 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브라질에 가서도 주님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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