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기도하는 삶 실천”
한 세기를 살았다. 강산이 열 번 바뀐 세월이다.
피붙이 하나 없이 복지시설에서 수십년 째 지내고 있는 김말순(체칠리아) 할머니. 3월 28일 안동 ‘안나의 집’에서는 그를 위한 작은 잔치가 열렸다.
오전 11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김말순 할머니의 100세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영육간 건강을 기도했다.
권주교는 강론에서 “노익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체칠리아 할머니는 젊게 늙는 비법을 가지신 것 같다”면서 “그것은 바로 늘 깨어있는 기도의 힘일 것”이라면서 김할머니에게 ‘기도하는 세실리아’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권주교가 지어준 별명처럼 김할머니는 누군가 기도를 부탁하면, 그 지향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도하면서 다시 만나면 꼭 안부를 물어본다. 노안으로 몇년 전부터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한결같이 기도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축하식은 권주교가 카네이션 화환을 목에 걸어주고, 반지를 끼워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기도로 맺은 아들 딸인 파비아노, 루시아, 로사씨의 큰절이 이어졌다.
할머니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답가로 ‘밀양 아리랑’을 불렀다. 또 이날 곱게 차려입은 한복을 “예수님 만나러 갈 때 입겠다”고 말해 함께 한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안동교구 노인복지시설은 ‘안나의 집’은 1981년 ‘우리집’으로 문을 열고, 99년부터 성가소비녀회에서 맡아오고 있다. 12명의 어르신들이 지내고 있는데, 80 90대 할머니들이다. 오전 6시30분 공동체를 위한 기도로 시작해 10시30분 은인을 위해, 오후 2시 봉사자를 위해 기도하고, 오후 6시10분 감사 끝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현재 정부 생계지원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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