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의 핵심은 ‘초월성’
무한한 성장 가능성은 초월성에서 비롯
창조 의도와 목적대로 살라고 심어준 본성
일상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배려로 실현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프로타고라스(BC485~410경)는 인간을 “만물의 척도”라고 했고, 파스칼(1623~1662)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마르틴 부버(1878~1965)는 자신의 저서 ‘인간의 문제’에서 인간을 “사이존재”로 규정했다.
그럼 가톨릭 신앙을 가진 우리는 인간 존재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여러 가지 차원에서 말할 수 있지만 우선 인간은 본질적으로 초월적인 존재, 혹은 뛰어 넘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초월성이란 초월적인 것을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와 함께, 인간은 늘 더 나은 단계로 초월해 나아가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여기 내가 있다. 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다. 체중은 몇 킬로그램이고 또 키는 몇 센티미터이고, 얼굴은 어떻게 생겼고 등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카락이 길고, 롱다리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들은 나의 본성이라고 볼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대답은 “나는 황인종이다”가 될 수 없다. 공부를 잘하고, 권력을 가지고 있고,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것도 나의 본질이 아니다. 이는 나의 외면적 설명에 불과하다.
그럼 나의 진정한 핵심은 무엇일까. 나의 핵심은 바로 ‘초월성’이다.
육상선수는 늘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노력한다. 음악가와 무용가는 더 나은 새로운 것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생물학자는 미세한 세포와 생명체들의 조직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기 위해 밤을 지샌다.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를 탐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는 달까지 갈 수 있게 됐다.
인간은 늘 성장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완성됨을 추구한다. 처음에는 소위 개헤엄을 치던 사람도 ‘노력’을 하면 접영도 할 수 있게 된다. 더 능력이 향상되면 다이빙까지 하게 된다.
물론 강아지도 훈련을 받으면, 기특한 행위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아지들이 함께 모여 반모임을 하는 것을 보았는가. 강아지가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가. 강아지의 본성에는 초월성이 없다.
하지만 인간은 무한대로 성장이 가능하다.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초월성 때문이다.
이 초월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면, 우리의 삶은 달라지게 된다. 나에 대해 절대로 실망할 필요도 없다. 현재 나의 모습이 나약하고 보잘 것 없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인관계에서도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사람들이 대부분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할 때는 주로 단점을 많이 본다. 하지만 그 단점 많은 사람도 알고 보면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초월적 존재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리고 판단하기에 앞서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모두는 초월해야 할 존재다. 당연히 현재로서는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나’와 ‘너’의 핵심이다. 여당과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로 초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만 잘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경쟁만 강조하는 것은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은 인간 본질인 초월성을 가까이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초월성을 실현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소위 개헤엄을 치는 사람은 손발이 무척 바쁘고 힘들다. 하지만 배영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은 편안하게 수영을 할 수 있다. 성장하는 사람은 그만큼 더 나은 세계를 볼 수 있다.
매일 매일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 물론 어제보다도 나쁜 오늘이 있을 수 있다. 어제 오늘 단 이틀에만 신경쓰지 말자. 인생을 길게 보고, 더 나은 1년, 더 나은 10년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초월성은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심어 주신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되도록 우리를 창조하셨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의도와 목적대로 살아가면 된다.
정영식 신부(수원교구 영통성령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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