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 아프게 해 주세요…”
“아와 후 아리온 순수니 알뜨라르 아멘(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몽골말로 된 ‘소녀의 기도’를 들었다. 카타르크한 이질체체크(데레사마리아?9).
몽골 다르항 살레시오 수도회 성당에 다니는 이질체체크는 미사와 오라토리오에 열심히 참여하는 아이다. 평소 심장이 좋지 않아 잘 뛰지 못하고 힘이 없어 주저앉는 것을 빼고는 명랑하고 다부진 아이다.
몽골에서 사목하고 있는 이호열 신부(살레시오회)가 이 소녀를 보고 한국의 지인들과 연락, 지난 2월 강남 성모병원에 소녀를 입원시켰다. 그런데 소녀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핵으로 인한 ‘대동맥류’라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었고 콩팥과 간, 담낭 등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사타구니 부근에서 큰 종괴도 발견됐으며 중이염으로 인해 양쪽 귀 고막도 모두 잃은 상태다.
병원측은 아이의 상황을 염려해 몽골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어머니 볼러르마(리타?42)씨를 입국시켰다. 몽골에서 소녀의 안부를 물으며 기도만 했던 어머니는 소녀의 수술을 볼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소녀의 상태를 지켜보며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소녀의 상태가 심각해 병원비도 예산을 훌쩍 뛰어넘었다. 간호사가 소녀의 상태를 보기 위해 병실에 들어와 링거 줄을 만졌다.
“살살하세요. 안 아프게 해주세요.”
어머니와 몽골말로 대화를 나누던 소녀의 입에서 갑자기 한국말이 튀어나왔다. 정확한 발음이다. 수술의 고통이 계속되면서 ‘심장’이란 단어와 함께 배운 첫 한국말이라고 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현재 가정을 버리고 떠난 상태라 어머니는 정부와 마더 데레사 사랑의 선교회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소녀의 꿈은 ‘자신처럼 가난한 아이들을 돕는 수녀님’이다.
일찍 아파서인지 일찍 철이 들었다. 소녀는 요즘 엄마와 자주 기도를 한다. 또박또박 몽골어로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는 어떤 이의 기도보다도 밝고 차분하다.
“하느님, 오늘 귀를 치료했는데 좋아졌대요. 저희는 몽골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어요. 가난한 저희에게 훌륭한 병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도 감사합니다. 하느님도 감사합니다.”
※도움주실 분 702-04-107874 우리은행 703-01-360450 농협, 예금주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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