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노성호 신부(모산골본당 주임)
4월 27일 부활 제6주일 (요한 14, 15∼21)
하느님의 3단계 사랑법
학교나 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수준과 지적 향상 능력에 따라 어떤 단계를 정해 놓고 학습을 진행해 나갑니다.
기초가 되는 원리 교육부터 시작해서 응용 능력을 키워나가며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 선생님들의 교육방법이겠지요.
예언자를 통해서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알아듣지도 못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주려고 한다든지,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하면 분명 역효과가 날 것이고, 교육의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 것은 분명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우리 사람들에게 전해주신 것도 단계별 학습법 같이 느껴집니다.
첫 단계는 예언자들을 통해서였습니다. 세상 우주 만물과 당신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지어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감추신 채 예언자들을 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직접 눈으로 보며 만난 사람은 없었지만, 예언자들을 통해 들려온 하느님의 음성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었고, 그들의 앞길을 비춰주는 환한 등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보이지 않고, 그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 하여 빈번하게 하느님을 배반하고 우상숭배에 빠지거나 그분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함께 해 주십니다. 물론 응당한 벌을 내려 그들을 다스리기도 하시지만, 그 벌은 사람들을 정화시키고 성숙시키기 위한 교육 방법이었습니다.
당신 아들을 통해서
두 번째 단계는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였습니다.
육화의 신비. 하느님으로 천상에 계시면서 모든 권능과 영예와 영광을 받으셔도 모자란 그분께서 사람의 모습을 취하셔서 이 세상에 내려오셨다는 사실. 하느님 사랑의 절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매년 성탄 때마다 묵상하는 내용이지만, 얼마나 우리들이 그리우셨으면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내려오셨을까요? 자연스레 감사를 표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 직접 하느님을 만나 뵙고 그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며, 함께 식탁에 앉는 특권까지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저 하늘과 이 땅의 만남이 아니라 같은 땅 위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살아 숨 쉴 수 있는 만남이 된 것입니다.
당신 영을 통해서
세 번째 단계는 당신의 영을 통해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의기소침해 있던 사람들에게 성령 강림의 체험을 이끌어 주시면서 다시 한 곳에 모여 하느님을 증거 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느님이십니다. 이제 우리는 성령께서 오신 후 하느님과 우리 자신이 하나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곧 예언자들을 통한 간접적인 만남이나 예수님을 통한 일대일적인 만남이 아니라 직접 그분을 모시고 그분과 일치를 이룬 살아있는 성전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약속해 주신 성령을 받음으로써 ‘예수님께서 아버지 안에 계시고, 우리 모두가 예수님 안에 있으며,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하늘 높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위에 내려오게 되었고, 이제는 우리 안으로 직접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 안에 직접 들어온 것이었다면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느낄 수도 없었을 텐데 차츰차츰 더 좋은 것을 선사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법’ 덕분에 이제 우리는 우리 안에 좋은 것이 담겨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원히 우리와 함께 머물러 주시려는 하느님의 크신 뜻과 사랑을 깊이 묵상해 보며, 그분을 올바로 바라보고 알아 모실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5분 신앙상식-열왕기의 내용
왕들의 잘못된 판단은
하느님과 관계 단절로
열왕기 상권은 솔로몬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솔로몬은 다윗의 아들로 하느님께 성전을 지어 바친 왕이다.
또한 솔로몬이라는 이름을 듣는 사람은 누구나 ‘지혜’를 생각할 만큼 지혜롭기로 유명한 왕이다. 그의 지혜는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 위하여 ‘귀담아 듣는 마음’을 청한 그의 겸손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선물이었다.
귀담아 들을 줄 아는 마음, 이것이야말로 성경이 말하는 지혜의 특징이다. 솔로몬은 그 지혜와 슬기로써 유다종교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성경의 전통은 솔로몬의 깊은 지혜와 그가 말한 잠언들을 특히 소중히 여긴다.
이 중에서 많은 부분이 시편과 잠언으로 경전에 포함되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솔로몬은 능숙한 외교를 통해 어느 시대보다 화려하게 왕국을 다스렸던 왕이다.
대규모 사업을 벌여 나라를 발전시키고 백성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이웃 나라와의 친교를 꾀하기 위해 이국의 공주들과 정략적인 결혼을 함으로써 외국의 예배의식을 불러들이고, 거짓된 우상숭배로 인해 순수한 민족 신앙에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갈라지게 되고, 그의 아들인 르하브암은 남유다를, 예로보암 1세는 북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다스리게 되었다(BC 930년경).
열왕기는 왕들의 바르지 못한 판단과 삶이 결국 백성들을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게 되고, 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련이 따른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한 700년 간의 이스라엘 역사 안에서 일어나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체험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이루어야 할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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