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소수 종교인 권익 보호 앞장”
중국 지도자들 만날 때 마다 종교의 자유 언급
모든 형태의 생명 존중은 훌륭한 양심의 초석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미국 방문에 앞서 미국의 유력한 가톨릭 방송 네트워크인 EWTN(Eternal Word Television Network)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이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은 교황청과 미국과의 외교 관계로부터 이번 교황 순방, 이라크 문제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현안들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밝혔다.
EWTN의 레이먼드 아로요 앵커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 인터뷰는 지난 4월 11일 오후 8시 EWTN(www.ewtn.com)을 통해 방영됐다. 다음은 그 요지이다.
아로요 : 처음으로 직접 활주로까지 나가서 교황을 영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시 : 교황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참으로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첫째, 교황은 수많은 사람들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두 번째, 정치인이 아니라 신앙의 인물로 방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옳고 그른 일이 있으며, 도덕적 상대주의는 희망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교황의 신념에 동의하고 그에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아로요 : 미국과 교황청과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시 : 무엇보다 교황 성하는 건전한 국가가 되는데 필요한 가치들을 대변하며, 미국을 방문할 때 미국 국민들은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 정책의 가장 중요한 신조 중 하나는 전능하신 분이 계시며, 모든 사람에게 주시는 그분의 은총은 바로 자유라는 것이다. 나는 또한 가장 취약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믿는다. 성하는 바로 이 점을 항상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아로요 : 교황은 이번 순방 때 분명히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 거론할 것으로 생각된다. 교황이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은 미국 언론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이라크에서는 40여 개 성당이 폭탄 공격을 받았고, 난민의 40%가 그리스도인이다. 교황은 이라크의 소수 그리스도인들에 대해서 극히 우려하고 있다.
부시 : 우리는 이라크 정부가 소수 계층의 권리 보호가 민주 사회의 필수적인 요건임을 이해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덧붙인다면, 나의 관심은 이라크의 소수계층의 권리 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의 소수 계층의 권리 보호이다.
그리고 나는 교황 성하와 이라크 문제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그리스도인 문제에 대해서 논의해왔다. 대통령 취임 초기 미국 추기경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바 있고, 최근에는 중동 성지 지역을 방문했을 때, 현지에서 참으로 인류를 위한 아름다운 봉사를 하고 있는 수녀들을 만났다.
결국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이라크 문제 역시 중요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모든 소수 종교인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서 중동은 물론 전세계에 나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로요 : 최근 한 동방교회 사제가 집 앞에서 살해됐는데, 이는 종교적인 동기가 깔린 폭력 행위로 보인다. 이라크의 소수 종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시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부시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는 이라크 시민사회가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그리고 살인자들이 정의에 따라 심판을 받고 사람들을 살해하는 일을 중단하도록 미국 군대를 충분히 주둔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아로요 : 미 의회에서조차 철수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국방부 안에서도 이 문제를 이렇게 질질 끌면 다른 문제들에 대처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부시 : 나는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는다. 21세기의 진짜 위협은 그러한 폭력배와 살인자들에 대처하는 일이다. 우리가 소수족, 특히 그리스도교 소수 계층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라크 사회가 평화로운, 소수자의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로 발전하도록 돕는 일이다.
아로요 : 당신은 홍콩교구 자유운동가인 젠 추기경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북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자유는 전능하신 분의 선물이라고 말했는데, 중국의 인권 상황을 고려할 때, 당신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이 양심에 거리끼지는 않는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개막식을 보이코트하기도 했다.
부시 : 물론 올림픽 개막식에 간다. 그 이유는 올림픽 개막 전, 기간 중, 그리고 올림픽이 끝난 후에 종교 자유에 대해서 중국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그렇게 해왔다. 중국 지도자들을 만날 때마다 종교의 자유에 대해 언급했다. 다르푸르, 미얀마,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 말해왔다.
아로요 : 지난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만났을 때, 성하께서는 연방 정부 기금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쓰지 못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신은 그렇게 했고, 그 결과 대안적 줄기세포 연구, 즉 성체줄기세포 연구의 성과를 거두어 80여 가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됐다. 당신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었다고 확신하는가?
부시 :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내 개인의 결정이나 신념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느끼며, 역사가 그 판단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연구 결과는 그 결정이 옳은 것이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실 앞으로 후임 대통령들이 대처해야 하는 지속적인 논쟁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과학 대 윤리, 생명의 가치 대 질병 치료의 문제이다. 나는 모든 형태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훌륭한 양심의 초석임을 분명히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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