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음화 위한 ‘희망의 여정’ 올랐다
지난해부터 미사 전 기도 바치며 뜻 모아
군인신자 양성의 산실로 성장·발전 기대
“희망의 황금어선를 띄워라!”
선교의 황금어장을 누빌 희망의 범선을 마련하기 위한 여정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군종교구는 교구 신자들과 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월 15일 오후 2시 충남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육군훈련소 내 신축공사 현장에서 연무대 성당 기공식을 갖고 군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도정에 나섰다.
이로써 지난 1985년 12월 28일 봉헌돼 20년 넘게 군인신자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해온 연무대 성당은 군종교구는 물론 한국 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전해줄 복음화의 산실로 거듭나게 됐다.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이날 기공식에서 “육군훈련소 연무대는 대한민국 남성들이 성인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는 변화의 장이자 교회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신앙적으로 다져지는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새 성전에서 신앙으로 거듭난 이들이 교회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며 성당 건립에 신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요청했다.
육군훈련소장 장종대 소장은 “새 성당이 지어지면 신세대 병사들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연무대 성당이 전 세계 군에 있는 성당 가운데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성당이 되길 바란다”며 새 성당 기공을 축하했다.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 도일규(안드레아.67) 회장은 “연무대성당이 한국 교회의 튼튼한 기초가 되길 바란다”면서 “군이라는 황금어장에 맞는 황금어선으로 잘 지어질 수 있도록 신자들의 마음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신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전체 신자라고 해야 스무 명 남짓한 연무대본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 성당 건립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명을 기꺼운 공동체의 십자가로 받아 안는 모습이었다. 본당 신자들은 새 성당 건립이 공식화된 지난해부터 매 미사 전에 함께 기도를 바쳐오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성당이 완공될 때까지 계속 2차 헌금을 봉헌하기로 하는 등 뜻을 모아오고 있다.
연무대본당 사목회 윤희천(모이세.50.대령) 회장은 “모든 신자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옮겨오면서 주님의 이끄심을 느낀다”면서 “연무대 성당 건립은 어느 한 교구나 본당만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모두를 이끄시는 주님의 일”이라며 신자들의 기도를 부탁했다.
연무대 성당 건립에 거는 기대
연무대 성당 건립에 거는 신자들의 기대에는 한국 교회의 희망이 담겨 있었다.
◎…“일당백의 자세로 해왔는데, 앞으로 더 힘을 내야죠.”
연무대본당 성모회 김윤희(안젤라.41) 회장은 “병사들에게 좀 더 해주고 싶어도 성당 여건이 안 돼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다”며 “새 성당이 지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겠다”면서 성당 건립에 신자들의 기도를 요청하기도.
◎…본당 총무 김병수(도미니코.44) 소령은 “여름이나 겨울이면 성당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바깥에서 서성대는 훈련병들을 보며 안타까울 때가 적지 않았다”며 “새 성당은 기도와 사랑으로 만들어지는 성당이 될 것”이라고.
◎…군종병 최준익(막시모) 일병은 “더 많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집을 찾아 주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면서 “성당이 완공될 때까지 기도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본당 사무장 이현수(아타나시오.62)씨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오늘처럼 크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면서 “새 성당이 명실상부 한국 교회의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님 품같은 포근함 느끼도록 배려
설계 참여한 황마리아 에스텔 수녀가 전하는 새성당 특징
인간에게는 ‘성장통’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에 들어설 때, 사랑하는 가족을 막 떠나온 젊은이들의 생기와 또한 수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온갖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음을, 그리고 나날의 지치고 수고로운 순간들이 그들을 더욱 견고하고 성숙하게 해주는 원천이라는 깨달음이 첫 느낌으로 전해져왔습니다.
군문에 첫 발을 디딘 이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이 하느님 안에서 더 잘 승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젊은이의 세대감각에 맞추어 좀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외형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하느님을 향한 오롯한 찬미와 흠숭의 표현을 차분하고 웅장한 이미지 안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성당 건축의 기본 바탕으로 삼아 건축물의 배치 및 동선체계, 각 실의 합리적 접근방법, 주변상황을 고려한 입면 디자인과 기능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우선 입면디자인에 있어서는 더불어 말씀을 새기며 십자가의 신비를 묵상해 볼 때 수직선상의 탑 중심부에는 가시관을 단순 묘사하여 예수님의 수난을 보여주며, 수평선상의 교육관 종결부에는 쪼개 나누어진 빵(성체)의 형상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즉 예수님의 수난과 영광스런 부활을 함께 체험하며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디자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전 내부는 제대를 중심으로 한 평면적 축배열과 좌우 측벽의 채광, 통풍을 고려하였고, 또한 중앙광장으로부터의 진입동선과 여러 전례요소의 장소성, 인지성이 명확하고 상대적 접근성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한 평면적 동선 처리에 신경을 썼습니다.
아울러 성전 내부의 멀티미디어시스템 측면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 성당을 찾는 이들이 주님의 품과 같은 포근함을 느끼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연무대 성당의 내외부 디자인 개념을 요약한다면 전례와 상징을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의 쉼과 구원 역사가 이루어져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연무대본당 주임 김정환 신부
“세계 최고의 청년사목 요람으로 만들고 싶어”
어려운 여건서도 매년 1만명 이상 영세
청년 신앙 잘 키우도록 관심·기도 절실
“‘주님께서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시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시편 127, 1) 하셨습니다. 믿음의 주춧돌 위에 튼튼한 주님의 집을 세워나갔으면 합니다.”
4월 15일 첫 삽을 뜬 육군 논산훈련소 연무대 새 성당 기공식을 감회어린 눈길로 지켜본 연무대본당 주임 김정환 신부. 그에겐 누구보다 기공식 한 장면 한 장면에 겹쳐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바로 주일에 성당 오는 기다림으로 한 주를 버텼을 병사들 모습이다.
‘신부님, 너무 보잘것없는 것입니다. 성당 짓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신부님, 힘내세요….’
무엇보다 먹을 게 아쉬울 신병시절, 간식비까지 아껴 건축 기금을 봉헌한 훈련병들, 몇 달치 월급을 통째로 내놓은 분대장….
이런 이들의 애틋한 마음에 김신부는 남몰래 눈물지을 때가 적지 않다.
“병사 한 명 한 명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절로 솟구칠 때가 있습니다.”
장마철이면 천장을 비롯해 계단, 기둥 등 10여 곳에서 동시에 쏟아지는 비 때문에 양동이를 받쳐가며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 처지는 그나마 위안할 수 있다. 성당에 발도 들여놓지 못한 채 폭염과 혹한의 성당 마당을 서성대다 돌아가는 수백 명에 이르는 병사들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으로 되살아난다.
이런 열악한 현실 속에서도 연무대본당은 2006년 1만1956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1만3102명의 새 영세자를 배출하는 등 매년 1만명이 넘는 청년 그리스도인을 낳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3월 월간 영세기록으로서는 역대 최고인 1753명을 주님의 품으로 불러들였다. 이제 그런 성당이 새롭게 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청년사목의 요람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저절로 발길이 옮겨지는 새 성당 건축 현장을 바라보는 김신부의 마음속에는 감상이 북받칠 때가 적지 않다.
“이제 연무대성당은 더 이상 한 지역, 한 부대의 성당이 아닙니다. 한국 천주교회, 더 나아가 보편교회의 대표적인 청년 성당으로서 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과 기대 때문일까, 김신부의 눈길은 오히려 미래에 가 닿아 있다.
“새 성당 건립 이후의 사목이 더 중요합니다. 성당이 완성되면 최고의 성전에서 청년들이 좋아하는 양질의 신명나는 복음적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싶습니다. 일주일을 오직 성당 가는 기다림만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할 자신이 있습니다.”
김신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이런 마음을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절실하다.
“진정한 새 성전은 매주 수백 명씩 새롭게 태어나는 청년 신앙인들입니다. 새 성전의 완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곳 연무대가 명실 공히 세계 청년 사목의 최고 성전이 될 수 있도록, 또한 그것이 한국 교회에 있다는 자부심으로 청년 신앙인들이 신앙을 잘 보존하고 키워 나가도록 연무대 성당에 지속적인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진설명
▶군종교구는 4월 15일 논산시 육군훈련소 내 신축공사 현장에서 연무대 새 성당 기공식을 가졌다.
▶이기헌 주교가 육군훈련소 장종대 소장에게 연무대성당 조감도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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