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서 그리스도의 향기 전합니다
1988년 명동성당 직장인 미사가 모태
현재 130여 개의 교우회가 등록·활동
월보·메일 서비스로 단체 활성화 지원
현대사회에서 ‘직장’은 살아가는 목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만족을 채워주는 곳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신앙생활과 사회생활 속에서 갈등한다. 이런 갈등 속에서 신앙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서울대교구 직장사목부(담당 이승철, 최수호 신부)는 신앙과 사회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에게 신앙적 도움을 주는 곳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직장사목부의 활동을 소개한다.
#직장인의 영원한 신앙동반자
1988년 지역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인미사가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헌됐다. 이것이 직장사목부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몇 직장교우회의 요청에 따라 직장사목부가 1993년 발족됐다. 직장인의 직장인에 의한 직장인을 위한 사목부는 15년 간 직장인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신앙길잡이가 돼왔다.
현재 직장사목부에 등록된 교우회는 모두 130여 개다. 정부부처 및 기관, 서울시 공무원, 은행, 증권, 개별기업 등 서울시 곳곳에서 저마다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IMF 이전에는 180여개 교우회가 활동했지만 IMF 때문에 급격히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목부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일반 본당과 비슷하다. 미사와 사목방문, 세례 견진성사 교육, 피정, 성지순례 등.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대상이 가정공동체가 아닌 직장공동체라는 것.
하나의 공동체가 아닌 개별 공동체를 대상으로 사목하는 것은 사목부 활동에 있어서 제약이기도 하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목부는 지난해 6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시 직장인 신앙대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직장인 성가단을 구성했으며 올 초 울뜨레아 모임을 만들어 교우회 간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하고 있다.
성경공부 모임을 지원하는 것도 사목부의 몫이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성경공부에 대한 욕구가 많아짐에 따라 사목부에서는 봉사자를 파견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직장사목부의 지원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교우회는 직장 내에서도 다른 종교 교우회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직장 선후배, 동료 간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자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직장사목부 최수호 신부는 “직장교우회는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을 그대로 실천하기 때문에 직장의 모범이 될 뿐 아니라 선교사로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목부는 이밖에도 월보 ‘가톨릭직장인’발행, 메일링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장교우회 활성화를 돕고 있다.
#본당과 직장인 신자 잇는 가교
직장교우회 활성화 외에도 사목부에서 해야 할 역할은 본당과 직장인 신자를 잇는 가교역할이다. 직장사목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교우회와 본당 활동을 병행하는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각 본당과 연결 시켜주는 일이 쉬운 작업만은 아니다. 사목 대상의 공유에 어려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사목부는 이를 위해서 많은 본당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 서대문구청의 경우 지역 본당과 연계돼 예전보다 더 활성화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승철 신부는 “본당과 특수사목이 같이 굴러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하며 본당과의 연계가 중요한 과제임을 밝혔다.
#맞춤 사목, 찾아가는 사목자
직장교우회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사목부의 가장 큰 특징은 사목자가 직접 신자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담당 신부들은 사목자를 필요로 하는 직장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한 달에 한번 직장교우회 미사를 집전하는 것이지만 그들의 일정은 한 달 내내 빡빡하다. 요즘은 그나마 지역장 신부를 비롯한 본당 신부들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면서 직장사목부를 도와주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고 본당 신부와 수도회 신부 20여명이 협력사제로서 도움을 주고 있어 더 많은 교우회를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직장사목부는 최근 또 다른 사목을 계획하고 있다. 주5일제를 비롯한 2교대, 3교대 근무 등 근무형태가 다양해짐에 따라 그 직종에 맞는 사목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서비스, 판매 직종 종사자들을 위한 사목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 직장사목부 담당 이승철·최수호 신부
“본당-직장인 가교역할 충실”
“직장사목부는 직장인 신자들에게 찾아가는 교회 그 자체이자 사회생활 중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상담자이기도 합니다.”
직장사목부를 이끌어가는 두 축 이승철 신부와 최수호 신부가 정의하는 직장사목부의 의미다. 일주일동안 쉴 새 없이 서울 각지에 퍼져있는 직장교우회를 찾아다니는 두 신부는 스스로를 ‘찾아다니는 사목자’라고 부른다.
최신부는 “직장교우회는 이미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장 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열린 직장인 신앙대회에서 실시한 ‘직장인 신앙 실태 조사’에서 직장 내 80%가 교우회 활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결과만으로도 알 수 있다.
두 신부는 특히 본당과 직장인을 연결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새사제 학교에서는 직장사목부에 관한 강의도 마련해 사목부의 활동을 새사제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우리는 본당과 직장인 신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을 수도 있지만 점차 노력하면 완벽한 가교가 돼 교회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직장교우회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는 두 신부지만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교우회 활동이 정부 부처나 공무원 분들에 한하고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는 아직 많지 않더라고요. 그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목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몫이겠죠.”
이신부는 마지막으로 “활동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많은 신부님들이 저희 활동에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참여해주시면 좋겠다”며 교구 신부들에게 전하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직장공동체 구성·직장사목부 등록 과정
1. 직장 내 신자 현황을 파악하고 창립 구성원들의 준비모임을 마련한다.
2. 몇 차례의 모임을 통해 결집력이 생기면 직장사목부에 등록 신청한다.
(등록신청서는 직장사목부 홈페이지(www.catholic workers.or.kr)에서 받을 수 있다.)
3. 등록 후에는 창립을 위해 제공되는 직장사목부의 도움을 받고 창립미사를 봉헌한다.
4. 등록된 직장교우회는 직장사목부에서 주관하는 복음화교육, 피정, 성지순례 등 직장인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2-753-3792 직장사목부
사진설명
▶직장사목부는 지난해 6년 만에 제2회 가톨릭 신앙대회를 열어 직장교우회 간 친교와 정보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직장사목부는 직장인 미사, 사목방문,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지순례, 성지순례, 피정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장교우회의 활성화를 돕고 있다. 사진은 2007년 세례성사를 받은 직장인 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직장사목부 담당 이승철(오른쪽)·최수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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