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보살펴 주실 겁니다”
“매일 밤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게 온 몸이 미칠 듯 아픕니다. 그러다 창 밖에 해가 떠오르면 그때서야 고통은 잠잠해지고, 저는 아침 기도를 바치며 지난 밤을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박영돈(스테파노, 대구 대봉본당)씨는 2005년 속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3기 진단을 받았다. 담당의는 이미 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상태라 수술도 불가능하고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도 몇 개월 밖에 없으니 남은 삶을 정리하길 권했다.
그 동안 잔병도 없이 살아온 박씨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느님을 믿고 따르며 본당에서 전례 위원장, 요한회 회장도 맡아 봉사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천적 청각언어장애인 큰아들과 고교야구 선수로 활약하다 부상 후 방황하고 있는 작은아들에게 아버지의 존재가 필요했다.
박씨는 집으로 돌아와 식이요법과 운동, 기도로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수입이 없어 비싼 약을 쓰진 못했지만 꾸준히 운동과 기도를 통해 ‘살 수 있다’는 삶의 의지를 다졌다.
희망이 암 세포를 어떻게 한 걸까. 그는 2년이 넘도록 큰 고통 없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커진 암세포는 박씨의 장기를 막아 버렸다. 아무 것도 먹을 수 없게 되면서 박씨는 일주일에 3㎏씩 체중이 줄며 상상 이상으로 야위어 갔다. 참다못해 국립암센터를 찾아간 박씨는 색전술을 하고 경과 후 수술이나 치료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박씨에게는 수술비도, 치료비도 없다. 2002년 실직한 후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했다. 나이와 건강 때문에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조금 모아뒀던 돈도 그 동안 치료비와 생활비에 써 버렸고 지금은 겨우 청각언어장애를 앓는 큰아들이 벌어오는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세 식구가 빠듯하게 살고 있다.
병원 입원 전날까지도 수 십 년간 활동해 온 레지오에 참석한 그는 손에서 묵주를 놓지 않는다.
“하느님, 성모님께서 저를 보살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든 모든 것은 하느님 뜻이겠지요.”
※도움주실분 우리은행 702-04-107881, 농협 703-01-360446, 예금주 (주)가톨릭신문사
기사입력일 : 200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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