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차동엽 신부 특강 (요지) 지상중계
15년 간 소아시아, 유럽 돌며 열정적으로 복음 전파
삶에 ‘그리스도 사랑’ 있어 좌절에도 실망치 않았다
사도 바오로는 복음을 싣고 전 유럽과 아시아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이방민족에게 복음을 전한다. 우리 모두가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 안에서 같은 신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드디어 바오로의 전도여행이 시작된다. 물론 주님께서 먼저 계시를 주셨다.
‘더 이상 여기에 머물지 말고, 저기 저 이방인들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거라.’(사도 13, 2)
1차 전도여행은 바오로, 바르나바, 요한 마르코 이렇게 셋이 함께 간다.
이들은 처음 안티오키아에서 출발해 키프로스라는 곳을 갔다가 살라미스까지 간다. 사울은 이때부터 바오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1차 전도여행 중 파포스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요한 마르코로 인해 의견 충돌을 갖게 되고, 둘은 여기서 아주 크게 서로의 성격차이를 확인한다.
사실 바오로는 성격이 불같아서 못 볼 거는 안 본다. 반면 바르나바는 사회복지의 품성으로 품고 안아주고 도와준다. 필자가 보기에 바오로가 열정은 있어도 성격은 조금 모났다 싶다. 어쨌든 이들은 데르베, 리스트라, 이코니온, 피시디아, 팜필리아 등을 다 지나 다시 안티오키아로 돌아온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고생을 하고 돌도 맞았지만, 그래도 안티오키아 신자들에게는 열매가 있었다.
2차 전도여행이 시작된다. 1차에서 돌았던 범위에서 조금 더 서쪽과 북쪽으로 반경을 넓힌다. 그러나 아직 내륙에 머물며 배는 타지 않는다. 본부는 에페소로 잡는다. 이렇게 목표를 세워 소아시아 전체에 복음을 전하러 간다.
그러나 중간에 티모테오를 만나고, 또 환시에 마케도니아 사람이 도움을 청하자 성령의 감도를 받아 마케도니아로 방향을 전환한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마케도니아에서 첫째가는 도시 필리피다. 오늘날의 ‘그리스’ 땅이다. 지금까지 다니던 소아시아 지역을 넘어 마침내 유럽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디아라는 유럽 여인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준다.
바오로는 암피폴리스와 아폴로니아를 경유해 테살로니카로 간다. 또 베로이아를 거쳐 아테네로 들어간다. 여기서 그 유명한 ‘아레오파고스 연설’을 하게 된다. 코린토로 옮겨온 바오로는 이곳에서 1년6개월 동안 체류하면서 신자들을 만든다. 그리고 다시 시리아로 갔다가 에페소로 온다. 그 과정에서 많은 교회를 세우고, 카이사리아에서 예루살렘을 경유해 다시 안티오키아로 올라간다. 마침내 2차 전도여행에서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가 세워지게 된다.
3차 전도여행은 안티오키아에서 시작해서 갈라티아, 프리기아, 에페소를 지난다. 이후 마케도니아로 갔다가 그리스로 갔다가 다시 마테도니아로, 그리고 필리피로 가며 점검한다. 그런 뒤 트로아스로, 이어 어쏘스 등을 거쳐 사모스 섬으로 갔다가 거기서 밀레토스라는 곳에 가서 에페소 원로들과 만난다. 코스, 로도스, 파타라, 티로, 프톨레마이스를 거친 바오로에게 카이사리아에서 예언이 떨어지고 계시가 주어진다.
‘이제 당신은 체포될 거다. 예루살렘에 가면 체포된다. 그래서 당신은 로마로 가야 될 거야.’(사도 21, 11)
이 예언대로 바오로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유다인들에게 붙들리게 되고, 이때 자신의 로마 시민권을 행사해 로마 황제에게 상소를 함으로써 로마로 압송된다. 바오로는 로마에서도 재판을 기다리는 2년 동안 복음을 전했다. 이렇게 해서 3차에 이르는 전도여행 전체가 정리된다.
바오로가 다닌 전도여행을 전체적으로 보면 그야말로 열정의 달음질이다.
달린 것도 말같이 달렸다. 15년이 걸린 달음질이었다. 이 기간 동안 세 차례나 돌면서 돌고 돌았다. 그는 이 사실을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편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이미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로 바쳐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 4, 6~7)
눈물이 날 만큼 열정적이다.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는 당신 등에 아무도 태우려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바오로의 달음질은 막무가내가 아니었다. 성령께서 가라는 곳으로만 갔다.
‘나는 바리사이 중의 바리사이입니다.’(사도 23, 6)
바오로 사도가 자주 언급한 말이다. 이와 관련해 짧은 묵상을 해 보자. 어둠이 어둠 속에 있을 때에는 스스로 어둠인 줄 모른다. 빛 앞에 설 때 비로소 어둠은 스스로 어둠인 줄 안다. 오류 속에 갇힌 사람은 스스로 오류인 줄 모른다. 진리를 깨달을 때 비로소 오류는 스스로 오류인 줄 안다.
철모르는 아이는 스스로 철모르는 줄 모른다. 언젠가 철들 때 ‘아, 내가 그때 뭘 몰랐었구나’하고 알게 되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 변증의 백미는 그의 삶으로 드러낸 ‘사랑’이었다. 그는 특히 좌절에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시작했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대개 몇 번 실패하면 힘을 잃고 만다. 그러나 바오로는 늘 새롭게 또 다시 시작했다. 바오로의 사도직은 위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결코 실망으로 주저앉는 일이 없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힘이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1코린 13, 7)
사랑, 그것만 확인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사랑, 그것만 확인하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사랑, 그것만 확인하면 어떤 고난도 인내한다.
사진설명
▲10월 22일 순례단이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이 보이는 필로파포스 언덕에서 기념촬영 했다.
▲10월 21일 순례단이 그리스 코린토 칼라마키비치호텔 정원에서 차동엽 신부의 강의를 듣고 있다.
▲10월 20일 순례단이 그리스 코린토에서 야외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10월 21일 순례단 일부가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국기 게양대 밑에서 기념촬영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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