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희년 ‘바오로 해’ 맞아 2000년 전 사도가 걸었던 전도여행의 여정을 따르다
소설 ‘연금술사’의 주인공 양치기 산티아고가 자신의 꿈을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나듯 가톨릭신문은 신앙의 열정을 찾기 위해 바오로 사도의 길을 떠난다.
바오로 로드를 간다. 교황은 2008년 6월 28일부터 2009년 6월 29일까지 1년간을 성 바오로에게 바치는 특별 희년(Pauline Year)으로 선포한 바 있다.
본지는 1월 1일 신년호에서 밝힌 것과 같이 바오로 사도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한 전도여행의 길을 따라가는 ‘바오로 로드’ 순례의 길을 시작한다.
사도 바오로의 흔적을 따라 걷는 이 길은 뜨거운 신앙의 열정을 되새기는 기회와 함께 오늘날 현실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길이기도 하다.
취지와 배경
교회가 특별 희년 ‘바오로 해’를 선포하고 본지가 바오로 길을 가는 것은 사도 바오로의 신앙과 삶의 모범이 2000년을 뛰어넘는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제삼천년기 아시아 복음화라는 소명을 가진 한국교회에게도, 개인주의로 변해가며 신앙을 멀리하는 젊은이들에게도, 교회일치를 바라는 이들에게도, 흉악범죄가 만연하는 현대사회에도 바오로 사도는 끊임없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내가 삼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사도 20, 31).
사도 바오로가 에페소를 떠나며 남긴 말들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리스도 교도들의 지독한 박해자였던 그가 회심을 통해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죽은 것처럼 우리의 신앙도 깨어날 수 있는 것이다.
전도여행
사도 바오로는 회심한 다음 율법과 성전에 대해 비판적 노선을 따르면서 유다민족 테두리를 넘어 이방인들에게 활발히 전도하며 스스로 ‘이방인의 사도’로 자처했다.
바오로는 세 차례에 걸쳐 지중해 동부 지역으로 광범위한 전도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안티오키아를 전도의 거점으로 삼았다. 그리고 예수를 신봉하는 안티오키아 시민들을 처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불렀다.
바오로의 제1차 전도여행(45~49년경)은 시리아 안티오키아에서부터 터키 남부지역 일대다. 그 결과, 많은 이방인들이 입교하자 그들에게 예수 신앙만을 요구할 것인지 유다교의 율법 준수까지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부각돼 예루살렘 사도회의가 열렸다. 결국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은 유다교의 율법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것에 합의했다.
제2차 전도여행(50~52년경)은 제1차 전도여행의 터키 남부지역과 함께 그리스 지역까지 범위를 넓힌다. 이때 갈라티아 지방에 이방인 중심의 여러 교회와 코린토에 큰 교회를 세운다.
제3차 전도여행(53~58년경) 중 바오로는 에페소를 떠나 마케도니아를 거쳐 코린토로 가 석달 가량 머무르는데 이 때 자신의 사상을 총정리해 로마 교우들에게 보낸 것이 ‘로마서’다. 그 후 에페소 남쪽에 자리잡은 항구도시 밀레토스, 두로, 하이파, 카이사리아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으며 이후 로마 군인들에 의해 체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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