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이웃사랑, 교구와 국경을 넘다
‘한형제회를 아시나요?’
교구와 국경의 높은 담을 넘어 형제적 사랑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가 있다.
교회의 이렇다 할 관심과 지원이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20년째 평신도들의 자발적이고 순수한 동참으로 농 어촌과 벽지 본당과 공소, 해외 가난한 공동체를 돕고 있는 ‘한형제회’(회장 김택용 아우구스티노, 지도 황용연 신부)다.
한형제회의 출발은 작은 기타교습소를 하던 서른 다섯 청년의 선행에서 비롯됐다.
1987년, 교회 잡지를 통해 추위와 더위로 미사도 봉헌하기 힘든 농촌본당의 힘겨운 사정을 접한 현 회장 김택용(55, 의정부교구 풍동본당)씨는 교습소를 운영하며 받는 매월 첫 수강료를 가난한 농촌본당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달간 소중한 수입을 보내던 김씨는 ‘이참에 농촌교회를 돕는 모임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자신의 뜻에 동참할 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월세 4만원 짜리 집에 살던 김씨에게는 무모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나눔을 실천하려는 평신도들이 많았다. 회원은 17명으로 불어났고 1988년 4월 ‘한형제회’가 설립됐다. 가톨릭신문 독자투고란의 주소를 보고 무작정 소식지를 보내 회원을 모았고 마침 소식지를 받은 부산과 전주의 평신도 두 명이 앞장 서 알음알음 김씨의 활동을 알렸다.
한형제회의 이름으로 처음 성금을 보낸 곳은 안동교구 신기동본당. 5만원의 값진 성금은 수리비가 없어 몇 년 간 쓰지 못하고 창고에 넣어뒀던 본당 풍금을 고치는 데 쓰여졌다. 황석두 루가 선교회에는 중고 봉고차가 전해졌고 안동교구 쌍룡공소, 영양 백운 진보본당 등에 음향시설이 설치됐다. 공소에 파견된 선교사들에게 활동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90년대 초에는 매월 4백만 원 이상의 성금이 모일 만큼 성장했고 한형제회의 나눔에 반한(?) 비신자와 불교, 개신교 신자들도 정성을 보탰다. 종교의 울타리도 넘기 위해 도움을 주는 공소와 본당이 아홉 곳이 되면 열 번째 대상은 개신교 개척교회로 정했다. 전남 해남 사구미교회와 경북 영덕 대탄교회가 한형제회를 통해 수년간 도움을 받았다.
20년간 한형제회의 지원을 받은 곳은 70여 곳. 전국 방방곡곡 본당과 공소에 지원된 성금은 7억 원에 달한다. 현재도 광주대교구 남창 선정공소와 중국 연변 4개 성당, 연변조선족공동체, 모잠비크 등 11개 공동체에 매월 10~30만원의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한 평신도의 소박한 나눔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교구와 본당, 그리고 종교마저 뛰어넘는 사랑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5월 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택용 회장은 “20년간 마음을 모아 사랑을 베풀어준 이름 모를 많은 은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의 고향인 농어촌과 어려운 교회 공동체를 돕는 일에 더 많은 이들이 뜻을 모아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형제회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서울 명동에서 월례모임을 갖고 있으며, 여름에는 인연을 맺고 있는 공소를 찾아 하계수련회를 갖고 있다. 올해 중으로 20년간 매달 발행한 소식지를 모아 20주년 기념책자를 펴낼 예정이다.
※ 후원안내 다음카페(http://cafe. daum.net/hanbrothers)
※ 문의 011-750-3531 김택용 아우구스티노
※ 후원계좌 우체국 010017-01-002073 한형제회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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