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는 ‘상담’이라는 말에 대한 편견이 심한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당시에는 ‘영성생활연구소’로 출범했지요.”
성직자·수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리상담의 초석을 놓은 20년 영성생활상담소. 그 출발점에 주 예레미야(Jeremcah cotter,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신부가 있다.
국내 전체를 통틀어 상담소가 3~4곳에 불과하던 시절. 주 신부가 특별히 성직자·수도자를 위한 심리상담에 나선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아일랜드 출신의 주신부는 1948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 입회, 1954년 사제서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에 왔다. 이후 20여 년간 광주대교구와 인천교구 등지에서 사목한 주신부는 이후 잠시(5년) 영국에서 성소 후원회를 전담하면서 성직자·수도자의 상담에 눈을 뜨게 됐다.
“1980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 수도자와 성직자에 대한 심리상담 치료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주신부는 미국을 건너가 상담심리를 공부했고, 한국에 돌아온 후 1988년 상담소 문을 열었다.
“상담소는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찾는다는 편견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만큼 제대로 상담을 받지 못해 우울증과 불안증을 나타내는 성직자와 수도자도 많았습니다.”
한국교회 영성심리상담의 대부, 주 예레미야 신부는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언어 문제 때문. 상담자들이 신뢰감을 갖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의 호탈한 성격은 이러한 우려를 씻고도 남는다.
주 신부와 조금만 이야기 하다 보면 그 편안한 분위기에 이끌려 이내 ‘깊은 대화’까지 이를 수 있다.
25세에 한국에 와 어느덧 설렁탕과 삼계탕, 순두부를 좋아하는 78세 백발 노인이 됐다. 그런 주신부가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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