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 울린 중국 민요, 외교 수립 위한 발걸음?
유럽 3개 도시 순회 공연 중 교황 위해 마련
교황, 올림픽 축원 등 우호적 발언으로 주목
【외신종합】 중국 오케스트라가 지난 7일 바티칸에서 연주회를 가진 것을 두고 교황청과 중국 사이의 오랜 숙원인 외교 관계 수립을 점치는 논평이 많다.
유럽 3개 도시를 순회 공연하는 도중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한 연주회 기회를 마련한 중국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중국 민요인 ‘쟈스민꽃’을 연주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베이징올림픽에 대해 “전 인류 가족에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순조로운 올림픽 준비를 축원하는 한편, 중국어로 인사를 하는 등 매우 우호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교황의 이 같은 언급은 유혈사태로 번진 티베트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 섞인 기대가 함께 회자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교황은 공연 후 가진 짤막한 인사말을 통해 공연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전 인류 가족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인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인 모두에게 여러분을 통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연주회는 레퀴엠과 민요 등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공연을 두고 교황청과 중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있어서 핑퐁외교와 같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이번 연주회에 이러한 정치적인 의미를 붙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중국의 입장에서는 최근 유혈사태로 치달은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서 전세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교황청의 우호적인 응대를 내심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황청 역시 엄청난 인구와 영토를 지니고 있으며, 복음화를 위한 광대한 지역인 중국의 중요성을 결코 소홀히 취급할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한편 교황청이 외교단 전체를 연주회에 공식 초청하지 않음으로써 대만 외교관이 연주회가 열린 바오로 6세 홀에 공식 참석하지 않도록 해준 것에 대해서 내심 감사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의 추측이다.
물론 이날의 연주회와 연주회를 둘러싼 중국측 인사들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인사말 등은 일차적으로는 연주회와 음악에 대한 것이지만 어쩌면 교황의 우호적인 언급은 중국, 중국 국민들과 정부를 향한 발언일 수도 있다.
즉, 교황은 중국과 중국 정부, 국민들에 대한 따뜻한 감사와 격려, 우호적인 말을 통해 중국이 세계 무대로 더욱 문을 열고,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주최하는 나라에 걸맞게 행동해주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교황은 중국 정부가 종교 자유에 대해 보다 너그러운 자세를 갖고 올바른 정책을 펴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한편 이번 연주회를 두고 중국 현지의 인터넷 웹사이트들은 긍정적이고 열광적인 소식들을 전했다. 비록 교황의 말을 그대로 전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사이트는 교황이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한 인사말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교황의 말을 인용하지는 않고 중국 오케스트라단 지휘자와 바티칸 라디오의 보도 소식을 전했다. 이 통신은 또 이번 연주회가 교황청과 중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에 있어서 가치 있는 것이라는 추측에는 의문이 있지만, 분명히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중국 가톨릭 신자들의 더 폭넓은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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