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자녀들에 희망 선사”
“신부님! 커가는 자식들을 생각하면 밥을 먹어도 모래알 씹는 것 같고 잠을 자도 눈에는 모래알을 넣은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 두 명만 앞에 지나가도 죄인처럼 돌아가는 얼굴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한센인의 가슴에 응어리진 절규. 1976년 당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사회사업 정착부를 담당하던 김태규 신부가 들은 이 한 마디는 ‘5·8 장학회’(회장 김태규 신부) 창립의 계기가 됐다.
김신부와 뜻을 함께 한 14명의 발기인이 1978년 5월 8일 설립한 5·8 장학회는 그동안 사회적 편견의 벽으로 학교조차 마음 놓고 다니지 못했던 한센인 자녀들에게 어버이의 마음으로 교육의 길을 열어 주고 사회 복귀의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5·8 장학회는 5월 7일 오전 10시30분 대구대교구 왜관 석전성당에서 조환길 총대리 주교 주례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조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하나의 목적을 위해 초지일관 30년을 걸어온 장학회의 오늘은 회원들의 기도와 노력, 무엇보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어버이의 마음으로 한결같길” 기원했다.
이번 미사에서는 김태규 신부에게 대구대교구장 최영수 대주교의 감사패가 수여됐고, 13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성금이 전달됐다. 또 창립 때부터 봉사해 온 김진국(사도요한·총무이사)씨 등 장학회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도 공로패와 감사패가 전달됐다.
김신부는 “사랑의 두 손을 펴는 이 운동이야 말로 참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며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라 확신한다”며, “어려운 아이들 역시 그들의 삶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사랑의 실천운동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1979년 4명의 한센인 자녀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된 것을 시작으로, 1986년부터는 소년소녀가장, 극빈자 자녀까지 지원 대상을 넓혀 현재까지 25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총 2억85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문의 054-973-5808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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