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명은 수정부터”
인간 존재의 시작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부터’라는 가톨릭 교회 입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동우 부제(수원가톨릭대 대학원)는 5월 6일 신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수원가톨릭대 개교 24주년 기념 제20회 학술발표회에서 “‘전(前)배아’도 하느님 선물이며, 그분 모습이고, 각인이며, 그분 생명의 숨결을 지닌 존엄한 존재”라며 배아 연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김부제는 이날 ‘전배아에 대한 윤리 신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이날 발표에서 “전배아 역시 하느님의 창조 질서 안에 놓인 인간 생명이자, 하느님 모상성을 지닌 존재”라며 “우리와 똑같은 인간 생명인 전배아를 치료에 이용하고 연구의 대상이 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위해 다른 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제는 이와 관련 ▲전배아는 인위적 개입이 없는 한 한 인간으로 계속 성장하는 단절 없는 ‘연속성’을 지니며 ▲인간 생명 발달 과정에서 전배아는 이미 개별적으로 지속되는 성숙에의 ‘잠재성’을 지니고 ▲인간 유전자를 이미 모두 갖추고 있는 전배아는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는 3대 반대 논증을 제시했다.
김부제는 더 나아가 “과학적 세계관에 의하여 생명은 단순한 에너지의 한 양태, 과학 기술로써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대상, 즉 생명이 생명으로서의 고유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물로 취급되기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가치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부제는 또 “인간의 진화론적 세계관이 과학적 연구들을 지배하고 있는한, 인간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경시와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창조 신앙의 부정과 생명 공학의 분별없는 발전은 결국 완전한 무신론을 향한 ‘미끄러운 경사로’를 따라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게 될 것이고 이러한 현시대에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선포하는 신학의 역할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명 공학자들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을 이룬 순간부터 2세포기에서 배반포 단계에 이르기까지 각 세포가 완전한 개체로 발생할 능력을 지닌 상태를 ‘전배아’라고 하고, 원시선이 출현한 순간부터 각 기관 조직으로 분화 성장하는 8주째까지를 ‘후배아’ 혹은 ‘배아’ 라고 하며, 이후 다른 기관으로 분화 능력을 상실하고 단지 장기의 양적 성장을 이루는 출산까지를 ‘태아’라고 구분함으로 배아 연구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이날 학술발표회에선 또 수원가톨릭대 곽진상 교수 신부가 ‘이성과 신앙의 내부적 관계에 대한 앙리 드 뤼박(H. de Lubac)의 사상’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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