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형편 어려워 자녀 뒷바라지 더 해주지 못해 괴롭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공부하기가 힘든지 개인과외를 시켜달라고 조릅니다.
특히 친구 부모들과 비교해 이것저것 해주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하네요.
아이가 저희 부부를 창피해하는데, 자식교육을 정말 잘못시킨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가정경제 형편상 개인과외는 여전히 무리인데, 아이는 고집만 피우고 나중에 더 큰 원망을 들을까봐 어떻게 대화해야할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A] 부족함 인정 하고 자녀 믿으며 스스로 채울 수 있게 도와줘야
어떤 아들이 아버지를 원망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왜 재벌이 아니에요? 아버지가 재벌이었으면, 제가 재벌 2세가 되어서 편하게 잘 먹고 잘 살았을 거 아녜요?” 아버지는 이렇게 답변했다고 하지요. “이놈아~~ 그러는 너는 왜 박찬호로 안 태어났냐?”
이기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는 아이들은 또래 집단뿐만 아니라 훗날 사회에 나가서도 따돌림 당하기가 쉽고, 특히 외동아들, 외동딸들이 많은 요즘에는 집에서 하나같이 왕자, 공주 대접을 받다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러한 성향을 지니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해준다고 자녀에게 좋은 영향만 주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교육법을 행해야 합니다. 저는 이를 예수님의 교육법에서 찾아보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러한 명령을 내립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마르 6, 8~9).
당신께서 직접 뽑은 사랑스런 제자들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부족함 투성입니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았고, 성격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할 때에 얼마나 불안하셨을까요? 하지만 예수님은 아무것도 없이, 그냥 부족함 그 자체로 파견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요?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부족하다는 것은 세상의 관점일 뿐, 예수님의 관점은 제자들의 이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자녀들에게 이러한 믿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것을 다 채워줘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녀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무엇이나 다 채워주기 보다는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진정 자녀들을 믿는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더 올바르게 성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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