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문순태씨 - '소통의 세계' 여는데 앞장
이 영광을 하느님께, 그리고 95세 되신 어머님께 돌립니다. 이 상을 주신 가톨릭신문에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 저는 담양을 출발해 광주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5·18묘역 앞을 지나왔습니다. 아침부터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해마다 아카시아 꽃이 피고 송화 가루가 흩날리는 5월이 되면, 광주 시민들은 모두 울연해집니다. 역사의 상처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처가 아무는 대신 꽃으로 피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고향을 떠나지 않고 무등산 주위를 맴돌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저더러 ‘고향을 지키는 작가’라 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제가 감히 고향을 지키겠습니까. 다만 저는 ‘고향을 사랑하는 작가’일 뿐입니다. 이렇듯 문단의 중앙에서 벗어나 있는 제가 이렇게 뜻 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제 소설의 뿌리는 황토 같은 어머니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질박하고 곤고한 삶을 통해서 소설의 정신을 보아왔습니다. 어머니는 한국전쟁의 비극과 궁핍,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권위의 짓밟힘 속에서도 아름다운 모성애와 끈질긴 생명력을 오롯이 간직하며 살아오셨습니다. 한(恨)을 오히려 희망으로 키우며 살아오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삶을 통해서 저는 땅에 대한 애착과 인간에 대한 경건성을 배웠습니다.
1980년 세례를 받은 이후, 제 소설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소설의 주제가 용서와 화해 쪽으로 몰입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도 당황했습니다. 문학에서 용서와 화해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울타리’를 쓴 이후, 저는 화해는 곧 소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는 ‘닫혀있는 것은 열고’, ‘끊어진 것은 잇고’, ‘막혀있는 것은 뚫는’ 소통의 세계를 열어가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경계인’의 소통을 위해 문학적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상을 주신 가톨릭신문과 여러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수상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아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축하의 말씀을 해주시기 위해, 어려운 걸음 해주신 최일남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수상자 정두리씨 - 신앙인다운 모습 보이려 더 노력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전화를 받던 날은 4월 10일이었습니다. 그날은 제18대 국회의원 총선 날이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론 놀랍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기뻤습니다. 가톨릭 신자 문인으로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꿈꿔온 상이기에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릅니다.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회의원에 당선 된 분보다 제가 더 기쁠 것 같다’고 말한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흘러 한 달이나 지났으니 이제는 담담하게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이 자리에 서니 다시 그날처럼 가슴이 벅차고 떨립니다.
상을 주시는 분, 저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 송구스러워 초대장도 보내지 못했는데 먼 걸음으로 찾아와 축하와 격려를 해주시는 선생님들, 선후배님들,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 분 한 분 다 말씀드리지 않아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2004년 겨울, 제가 멕시코의 작은 마을 ‘찰코’에 가게 된 것, 가난하지만 풋풋한 희망으로 열심히 생활하는 4천명의 그곳 소녀들과 수녀님을 만나게 된 것, 그리고 그곳에서 저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고 깨닫게 된 것…. 모두가 제 삶에 다시없는 축복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받은 벅찬 감동들을 하나 하나 소중히 모았습니다. 그 안에서 시심을 건져 올렸습니다. 부족한 글을 아름다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시화전을 열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넘치는 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수상자들은 상을 받게 되면 ‘앞으로 더 잘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입니다.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제 삶과 글에 신앙인다운 기운이 조금이라도 흐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지만,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했던 말입니다.
멕시코에서 맺은 인연으로 오늘 시상식장까지 찾아와주신 정말지 수녀님, 그리고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축사를 마다하지 않으신 조대현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려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시 한 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축사 최영수 대구대교구장 대주교
세상 계몽과 복음화에 매진을
가톨릭 신자 문인들은 신앙 안에서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작품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계몽하고 복음화 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늘 두 분의 수상자들은 신앙인으로서, 또 한국문단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성실히 활동해 온 분들입니다.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은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은행은 이 상의 제정 첫해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을 갖고 후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여러 해 동안 운영위원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수고해 주신 구중서 교수님과 신달자 교수님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가톨릭 정신을 증거하는 훌륭한 많은 문학작품들이 이 사회의 어둠을 밝혀주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가르쳐주며,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 유일한 문학상인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욱 발전해 한국 문단의 큰 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축사 한홍순 한국평협 회장
문화 복음화 위한 핵심역할 기대
우선 오늘의 영광스런 상을 받게 되신 문순태, 정두리 두 분 수상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제정하며 가톨릭 문학 발전에 이바지해 온 가톨릭신문사에도 감사드립니다.
관심과 사랑을 갖고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우리은행 측에도 감사드립니다. 여러 해 동안 수고해 주신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들과 심사위원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새 천년 새 복음화의 화두는 ‘문화의 복음화’입니다. 그 안에서 가톨릭 문학은 핵심적 구실을 할 것입니다. 한편의 문학작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는지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실로 문학의 힘은 위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의 가톨릭 문인들은 고귀한 일을 하는 분들입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이러한 분들의 업적을 기리며, 신앙인 작가로서의 사명을 다시금 확인하는 뜻 깊은 자리입니다.
다시 한번 수상자와 가족들, 문인들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들, 가톨릭신문사와 우리은행 측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인사말 이창영 가톨릭신문사 사장 신부
한국문학 발전 밑거름 되도록 최선
제11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을 위해 자리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가톨릭교회 정신을 문학으로 승화한 우수한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고 격려함으로써 이 땅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심고 실현하기 위해서 제정된 상입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여러 가지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좋은 문학 작품들은 인간이 참된 가치관을 회복하는데 큰 힘을 주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 문학상을 수상하는 두 분의 작가들은 이 시대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하셨으며, 이 자리는 단순한 시상식의 의미를 넘어 축제와 감사의 장입니다.
가톨릭신문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가톨릭문학상이 한국 문학계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최고의 문학상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인사말 이순우 우리은행 부행장
가톨릭문학상 발전 적극 후원
무엇보다 오늘 영광의 수상자이신 문순태 선생님과 정두리 선생님께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위해 애쓰신 여러 운영위원들과 심사위원들,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역대 수상자들은 한국 문단과 가톨릭 문단에 길이 빛날 작품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리스도의 숭고한 사랑을 이 세상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메시지를 전달해왔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뜻 깊은 문학상을 후원하게 되어서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이 회를 거듭할수록 한국 문학계에 미치는 영향과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은행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협조와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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