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부님 어려운 강론에 미사 집중하기 힘들어
신부님께 어렵게 질문드립니다. 솔직히 우리 본당 신부님께서는 강론을 너무 못하시는 듯 합니다.
앞뒤도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를 한시간씩 하시는 경우도 있어 늘상 강론시간이면 조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게 졸면서 미사를 하다보면 뭔가 죄송스럽고, 점점 미사하기가 싫어집니다. 요즘 주일미사는 시간만 채우는 것 같아 고민스럽습니다.
[A] 강론 의미 되새기고 실천하는 열린 마음 갖고 미사 참례해야
강론은 전례의 한 부분일 뿐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닙니다. 더욱이 미사의 강론은 재미 위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교회법전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미사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치 강론에만 있다는 듯이 판단하고, 강론 때문에 성당에 못가겠다는 식의 말씀을 쉽게 하신다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뜻을 찾는 것이며, 이를 통한 사랑의 실천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을 지칭하면서 이러한 말씀을 하셨지요.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 23, 3).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신부님의 강론 말씀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더욱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는 움직일 때에만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멈추고 있을 때는 아무리 핸들을 돌려도 방향이 조금도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 역시 지금 미사에서 더욱 더 뜨거운 무엇을 얻고, 나의 진정한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기 위한 움직임을, 주님의 사랑을 나의 삶 안에서 발견하고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순간 미사를 통해서 내가 얼마나 많은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게 되는지를 깨달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남들 앞에서 말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미사 강론은 일반 대중 연설보다도 더 어렵습니다. 그리고 강론을 최소한 매 주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쉬울까요? 이것을 알면서도 가끔씩 신부님의 강론이 아쉬워지지요. 신부의 능력 역시 받아주는 것. 그것도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사랑의 삶이 아닐까요?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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