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단계별 교육 체계·프로그램 마련 시급
교구 차원 평신도 교육 위한 비전 부재
단체간 교류 협력 미흡해 게토화 초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중심 단체 필요
한국평협이 5월 24일 공개한 ‘한국 천주교 신자교육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는 평신도의 손으로, 평신도 교육 실태를, 그것도 전국 규모로 실시한 첫 조사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평신도 교육 실태를 종합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없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조사 연구보고서의 내용을 제안을 중심으로 2회에 나눠 싣는다.
▨ (전국 각 교구) 주보를 통해 본 평신도 교육실태 분석 : 집필 책임자 조은상(토마스 아퀴나스) 한국평협 사회사도직연구소 연구위원
신생교구인 의정부 교구를 제외한 대부분 교구의 2000~2006년 주보에 나타난 교육현황을 조사했다. 하지만 주보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한 평신도 교육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주보가 교구에서 실시하는 교육 전체를 담지 않는다는 점, 또 주보에 공지된 교육이 100% 실시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각 교구별로 주보 성격이 다르다는 점 등의 다양한 이유로 인해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중소 교구 경우에는 작은 교육도 주보에 실리지만 그렇지 않은 교구는 비교적 큰 교육이라도 주보에 실리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교구간 비교가 불가능 한 만큼 주보에 나타난 교육 실태는 각 교구내 분석에만 국한한다.
조사 결과 교구 차원에서 평신도를 대상으로한 교육에 대한 비전이나 전망, 교육 체계가 정비되어 있지 않으며 연도에 따라 교육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목자의 의지에 따라 변동하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교육의 목표 집단이 없는 일반적 교육이 대부분이다. 그 결과 목표 설정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또한 신앙 단계별 교육 체계 및 프로그램이 없어서 신앙적으로 갈증을 느끼는 평신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을 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주지 못한다. 더 나아가 연령별 교육 프로그램도 부재하다.
따라서 앞으로 평신도 교육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제시되고 이에 따른 전략적 중점 교육은 무엇인지 구상할 필요가 있다. 또 교구의 교육체계가 개발되어야 하며 평신도에게 필요한 교육 지침서 및 편람 작성도 요구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평신도 양성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구별 평신도들의 신앙 단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동시에 평신도들이 어떠한 교육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요구조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1급, 2급, 3급 등 차별화된 평신도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하며 이 교육을 이수한 경우에는 이들을 관리 활용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본당 교육 프로그램도 장기적 비전에 따라 마련되어야 한다. 본당 만으로는 이러한 교육체계를 구축하기 힘들 때는 지역 혹은 지구별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본당 교육체계에도 교육 지침서와 편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체계는 교구의 교육체계를 상호 보완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평신도 교육체계를 완성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본당은 평신도들이 프로그램에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만큼 신앙 단계별 프로그램이 그 어느 곳보다 절실하다. 평신도 선교사의 활용을 높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미사의 강론은 일반 신자들이 가장 손쉽게 받는 교육이므로 강론에 대한 준비와 훈련과정이 더욱 중시되어야 한다.
이밖에 본당 교육 역시 교구와 마찬가지로 현재는 종교교육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본당의 신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 생활교육, 문화예술 교육 등을 강화함으로써 교회가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어 지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연스러운 선교활동이 될 수 있는 대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 단체별 교육실태 분석 : 집필 책임자 박순석(요한) 한국평협 기획위원장
한국 평협을 비롯해 전국 6개 교구 평협, 레지오 마리애 등 4개 신심단체, 서울 수원 청주 광주 메리지엔카운터 협의회, 서울 수원 청주교구 가톨릭여성협의회, 빈첸시오회, 한국가톨릭경제인회, 3개 수도단체, 4개 피정센터 등이 이번 교육실태 조사에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비교적 심각하게 드러난 문제는 교회내 각 단체들이 교육 실태 조사에 지나칠 정도로 비협조적이라는 점이다. 가장 큰 비협조 이유는 ‘대답을 한 선례가 없다’는 것이었다. 몇몇 수도회는 교육내용에 대한 보안에 지나치게 민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체간 교류도 미흡했고, 상호 협조적이지도 못하다. 단체간 배타적인 면도 없지 않았다. 공동선 추구보다 사회단체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 한국교회내 인가, 비인가, 미인가 단체들에 대한 정보를 신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집을 정기적으로 발간해야 한다. 또 단체 교육 실태조사의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주교회의와 같은 권위있는 교회당국은 독자성을 가진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일정한 기간동안 교회내에서 특허권과 같은 권리를 인정하고 그것을 보호해 주는 차원에서 단체들이 해당 교육 프로그램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단체 교육 프로그램 네트워킹화의 촉진방안이 이뤄져야 한다. 각 단체들은 상호 연대성을 가지고 단체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시대에 맞게 전례력에 따라 개발해야 한다. 우연한 동기로 단체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그 단체 밖에 모르고 살아가는 신자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향은 자칫 신자들의 단체 이기적 성향을 굳히게 하거나 교회 활동의 범위를 편협한 방향으로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더 나아가 단체 교육의 네트워킹의 선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중심 단체가 확실해야 한다. 존재하는 이유에 맞갖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는 어떤 모습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회는 그동안 추진하던 많은 사회교육을 포함해 신자 각자가 평생학습에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가장 구체적인 방법은 신자 모두가 1인 1단체에 참여해 활동하는 것이며 일생동안 발달과정에 따라 다양한 단체의 경험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한국 가톨릭 평신도들의 다양한 직종, 직능 사도직 단체들의 탄생과 활동은 새 세기에 능동적이고 다변화된 교육을 선보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단체의 성격상 공동의 목적을 구현하고 단체의 단결성과 정신, 즉 공동체성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사도직을 수행하는 단체 구성원들의 자양분이 되어 우리 교회의 기초를 이루고 있음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제 전체를 보아야 한다. 하나인 교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존재로서의 단체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존재성을 확인하는데 단체의 목적에 맞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며 새로운 발전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는 것은 필수적이다.
교회는 고유한 사명을 띤 교회단체들의 속성을 알아보고 평가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단체들을 지원하고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해 주기 위한 실태 파악과 연구를 제도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교회의 입장을 수시로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