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차 국제군인순례] (상)이모저모·화보
루르드 시내서 로사리오 성당까지 개막행렬
각국 대표 모인 성가대, 아름다운 성가 봉헌
한국 참가단 한복 입고 한국의 미 알리기도
세계 가톨릭신자 군인들의 축제 ‘국제군인순례’(Pelerinage Militaire International)가 5월 23일 프랑스 남부 루르드에서 열렸다.
프랑스 군종교구(교구장 르갈 주교)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40여 개 국의 군인 2만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회는 국기행렬로 시작돼 성체강복, 마리아행렬, 평화의 마을, 세례식, 폐막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대표로는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대표신부 이유수 신부(선봉대 본당 주임)를 비롯해 40여 명이 참가했다.
■ 50돌 맞은 국제군인순례
국제군인순례는 루르드에서 발현한 ‘평화의 모후’ 성모 마리아를 군인의 수호자로 받들고자 발현 100주년인 1958년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후 군인대회는 일 년에 한번 전 세계 군인들이 루르드에 모여 우의와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거듭났다. 올해는 대회 50주년을 기념해 주관국인 프랑스 뿐 아니라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모든 행사를 함께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루르드 성모발현150주년 대희년도 겸하고 있어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서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 한국 31년 만에 최다 인원 참가
한국 군종교구는 1977년 제19차 대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군에 가톨릭을 알리는 계기가 돼 2년에 한 번씩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현역군인 20여 명을 비롯해 가족들이 다수 참석해 대회 참여 역사상 최다 인원 참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기헌 주교는 “현역들이 많이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뻤고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군대의 참여를 반겼다”며 “앞으로는 젊은 장교, 사병들이 많이 참여해 이런 국제대회를 통해 각국의 젊은 군인들과 친교를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군인대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이스라엘과 파리의 성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 각국 군인들의 특색 있는 개막행렬
루르드 시내는 개막식 전부터 군악대들이 연주하는 다양한 음악으로 벌써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거리는 군인들과 군인들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지역주민, 순례객들로 붐볐다.
개막식은 5월 23일 오후 3시 시청 앞에서 거행됐다. 국제군인대회기가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된 식은 바티칸 스위스 용병 기수를 비롯해 각국의 기수들 행진으로 이어졌으며 그 뒤에는 참가 군인들이 따랐다.
전통의상을 입은 파이프 밴드가 참여한 아일랜드 군대와 사관생도부터 군 장성까지 최대 인원이 참가한 프랑스 군대, 스위스 근위병, 절도 있는 독일군 등은.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개막행렬은 루르드 시내를 거쳐 성모발현지가 위치한 로사리오 성당까지 이어졌다.
개막행렬에 이어 프랑스 군종교구장 르갈(Le Gal)주교가 주례한 성체강복은 각국의 기수들과 근위대의 호위를 받으려 웅장하게 진행됐다. 또한 각국 대표들로 구성된 성가대는 성체강복 시간에 아름다운 성가를 봉헌하기도 했다.
■ 한국의 아름다움이 빛났던 마리아 행렬
오후 9시에는 촛불행렬인 ‘마리아 행렬’이 마련됐다. 루르드에서는 순례객들을 대상으로 매일 밤에 열리는 행사였지만 국제군인대회가 개막한 이 날만큼은 군인들이 주인공이었다. 스페인에서 준비한 행렬 중에는 참여군인들이 대형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상을 로사리오성당 야외제대까지 운반하며 묵주기도를 하기도 했다. 각기 다른 언어로 봉헌됐지만 참여자들은 기도 중에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한복을 입고 참여한 한국참여자들은 행렬 중에 단연 돋보였다. 각국의 참가자들은 물론 언론에서 한복에 대한 관심을 보여 가족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사진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윤효정(클라라, 29, 무열대본당)중사는 “전쟁터가 아닌 화합의 장소에서 각국 군인들을 만나 친교를 나누니 좋다”며 “말은 안 통하지만 같은 하느님 안에서 한 자녀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사진설명
▶국제군인순례에 참가한 각국 군인들이 국기를 들고 정렬해 있다.
▶세계국제군인사제단이 성체강복을 하고 있다.
▶국제군인순례에서 한국 기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전통 복장을 입은 아일랜드 군대가 행진하고 있다.
▶미군 군악대의 행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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