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살리는’ 법으로 개정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은 무엇보다도 그 목적(제1조)에서부터 ▲생명윤리 및 안전과 더불어 ▲생명과학기술의 개발, 이용 여건의 조성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도대체 생명을 보호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생명을 잘 이용하자는 것인지 모호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호한 면들은 법률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피임 기술 개발에 필요한가?

또 잔여배아에 대한 연구가 피임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 가능하다고 하니 이 또한 인간 생명을 어떻게 해서든지 살리려고 하는 법률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잔여배아의 연구 범위를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령이 정하는 연구’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오히려 잔여배아의 연구를 무한정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법은 그 외의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법률이기에 그 개정을 요구하고 기다렸으나 특별한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이 없이 최근 그 ‘개정안’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개정안’에 대하여 개악되었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난자매매’에 대한 것이다. ‘법률’에서는 난자 매매가 금지되어 있었으나, 오히려 ‘개정안’은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개정안은 제15조에, 배아생성 의료기관이 난자 제공자에게 보상금 및 교통비 등 보건복지가족부령으로 정하는 실비를 보상한다는 조항이 첨가되었다.

여기서 또한 ‘개정안’이 생명의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려는 숨은 의도를 찾아 볼 수 있겠다.

난자를 물건처럼 사고 판다?

또한 이 조항을 보면서, ‘실비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실비라는 것이, 난자 채취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인체에 대한 부작용(난소 과배란 증후군, 우울증, 출혈이나 감염, 불임 등)의 감수비용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배란 유도제를 맞고 병원에 입원하거나 직장 생활을 못할 경우의 대가를 의미하는지, 난자를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이 어떤 것에 대한 실비인지 모르지만, 그것은 난자 제공자에 대한 실비 보상을 의미할 것이다. 즉, 여성의 난자를 물건처럼 사고파는 행위인 난자 매매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난자매매는 배아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조작하기 위해 생명의 모체인 여성의 몸을 생물학적 도구로 사용하려는 것이기에 이는 생명 윤리 및 안전을 위배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을 담는 법이라면 악법이기에 ‘개악된 법’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 법률이 도대체 인간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 생명을 안전하게 잘 이용하자는 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법률은 난자를, 생명을 실험, 조작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호해 주려고 제정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조작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제 이 법률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보존하는 법률로 다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