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의 ‘힘’ 보았습니다
건설회사 부도로 공사 중단 시련도
시골과 도시의 경계. 들리는 것이라고는 오가는 차 소리뿐인, 그래서 차량통행이 뜸한 낮 동안은 사방이 고요함에 젖는 모현본당(주임 원우재 신부)이 오는 22일 새 성당을 봉헌한다.
모현본당 토박이들은 이번 새 성당 봉헌이 감격스럽기만 하다. 성당이 없어 상가를 빌려 임시성당으로 사용했는가 하면 부지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 원래 터는 절대농지로 돼 부지를 이전해야 하는 수고도 겪었다.
새 성당 신축을 위한 본당 신자들의 노력은 대단했다. 쌀, 목초액 등의 상품판매는 물론, 지난 4월 29일부터 시작해 6월 21일까지 하루에 한 구역씩 돌아가며 54일 고리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그러던 중 시공을 책임지던 건설회사가 부도를 내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신자들은 굴하지 않고 힘을 모아 직접 인부를 모집하고 직영으로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본당 주임 원우재 신부는 신축공사로 심신이 지친 신자들에게 ‘봉헌=봉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지난 3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일날 태안으로 자원봉사를 갈 수 있도록 지원했고, 새 성당 봉헌식 때 성경 필사본을 봉헌할 수 있도록 신자들을 독려했다. 또한 인보마을 원장수녀 등의 강사를 초대해 봉사를 주제로 세 차례 강의를 열었다.
또한 원신부는 토박이보다는 전입신자들이 많은 입지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일치를 목표로 삼고 3단계 계획을 수립해 진행 중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 구역 신자간 일치를 위해 한 구역이 일주일동안 고리기도를 했다. 그렇게 네 차례가 돌아가니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냉담해소 신자들이 크게 늘었고, 구역모임 자체가 활성화됐다.
그 다음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일치를 꾀했다. 그 전까지는 없던 반모임을 매주일 할 수 있도록 유도했고, 형제 모임은 현재 만들어 가는 중이다.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일치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다 싶어 마지막 단계인 가정 내 일치를 진행 중이다. 성가정 봉헌식을 갖고, 올해 초 가족끼리 성경 이어쓰기를 권장했다.
원신부는 “성당 봉헌식을 위해 신자들이 참 많이 애썼다”며 “신자들의 봉사로 허락된 봉헌식을 계기로 삼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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