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준비
○…마산교구의 염원 교육관 완공이 있던 6월 14일. 주최측은 3000여 교구민이 참석했던 이날 혹시라도 비가 올까 하는 염려 때문에 노심초사 했다는 후문. 수많은 인원이 들어가기에는 실내 공간이 협소해 교육관 봉헌식은 야외에서 거행됐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차례차례 질서를 지키며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교구의 대축제죠. 교육관은 마산교구 신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만든 결과물인걸요.”
○…주차장을 지나 교육관 건물의 입구 쪽으로 들어서자 줄줄이 늘어선 부스가 눈에 띄었다. 팸플릿과 햇빛을 가리는 종이 모자를 나눠주는 부스, 물과 우유 등 음료를 나눠주는 부스, 환자를 위한 응급의료반. 특별히 응급의료반은 교구 내 창원 파티마 병원에서 파견돼 앰뷸런스를 비롯한 비상용 의료 물품을 준비했다. 마산교구는 교구의 축제인 교육관 봉헌식에 참가하는 교구민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우리가 주인입니다
○…마산가톨릭교육관이 위치한 곳은 마산시 구산면 난포리 봉화산. 마산 시내에서 떨어져 있기에 초행자들이 찾아오기엔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밝은 미소와 함께 눈 녹듯이 사라졌다. 교육관에서 수 킬로미터 전부터 길이 갈라지는 곳곳에는 예쁘게 한복을 차려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 마산교구의 각 기관단체와 본당에서 참가한 봉사자들은 팸플릿 모자 및 음료 배부, 내빈들을 위한 식사 준비, 길안내, 성체분배 안내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교육관 봉헌식 미사 후 축하식에서는 교구장 안명옥 주교의 감사패 전달이 마련됐다. 설계를 맡은 동이건축 대표 손기찬씨, 지앤지 건설주식회사 대표 정태기씨, 도시환경건축사 사무소 현장감독관 김덕성씨, 지앤지 건설주식회사 현장소장 김태년씨 등 4명이 표창을 받았다. 특히, 설계를 맡았던 동이건축 대표이자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인 손기찬씨는 “마산가톨릭교육관은 장소로부터 단절된 건축이 아닌 지형과 부지에 조응하는 공간 배치가 이뤄졌다”며 “단체생활을 위한 장 그리고 조용히 기도하고 관상하기 위한 종교적 장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추구하는데서 설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볼거리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30분부터 교육관 야외무대에서는 기념 축하 음악회가 펼쳐졌다. 음악회에는 양덕본당, 진주가톨릭합창단, 중동·명서 연합, 가음정본당, 태평·대건·북신본당, 장평본당 성가대가 참여했다. 각 본당의 신자들은 플래카드까지 준비, 열정적으로 성가대를 응원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교육관 성당동에서는 미술전시회와 전례 꽃꽂이 작품 발표회가 상시 전시됐다. 미술전시회는 가톨릭 미술인회 담당사제인 최재상 신부의 타일, 도예, 목판화, 한국화 등 총 37점과 하삼두씨의 한국화 27점이 전시됐다. 특히 최신부는 이번 작품전을 위해 2달여간 준비했다. 나자렛 예수 수녀회의 지도사제이기도한 최재상 신부는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한 타일·도예작품, 창녕 우포늪과 나자렛 예수 수녀원의 생활을 소재로 한 목판화, 주님 십자가의 길과 부활·승천을 소재로 한 한국화 등을 선보였다.
교구의 희망
○…교육관 여기저기에서 파란 옷을 입고 해맑은 얼굴을 한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교육관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을 친절히 안내하고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쓰레기를 솔선수범해서 줍는 이들은 바로 청소년국에서 주최하는 ‘또래사도 재교육’에 참가하는 교구 내 중고등부 학생회 간부 40여 명이었다. 신자들은 어린 학생들이 기특한지 쓰레기를 따라줍기도 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또래사도 재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은 바로 교육관 건립 후 처음으로 시설을 이용한 수혜자가 됐다. 청소년국은 교육관 봉헌식 당일인 14일부터 1박2일 동안 청소년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미사가 시작되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웅장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소리의 주인공은 성가와 반주를 담당한 마산교구 연합 성가대 250여 명과 마산교구의 초청으로 참석한 코리안 꾸르실료 윈드 오케스트라였다. 교구 연합 성가대는 본당별로 2~3달가량 연습을 거쳐 지구별 2팀, 총 6팀이 함께 참여했으며 코리안 꾸르실료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 30여 명과 함께 환상의 하모니를 연출했다.
◎교육관 건립 본부장 총대리 유영봉 몬시뇰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결정은 주님께서 하신다’(잠언 16, 1)는 말씀을 몇 번이고 되 뇌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려운 순간마다 사제단의 하나 된 지지와 교구민의 지속적인 기도의 힘으로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마산교구 숙원사업이었던 교육관 건립이 그 결실을 맺었다. 1년 9개월이라는 시간동안 교육관을 봉헌하기까지의 과정을 교육관 건립 본부장 유영봉(마산교구 총대리) 몬시뇰에게 들어봤다.
“건축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진해 해군 통제부와의 관계부터 난관에 봉착했고, 건축허가가 난 뒤에도 주민설명회를 다섯 차례나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또 북쪽의 급경사 땅을 어떤 사람이 낙찰을 받아 울타리를 치는 바람에 진입로가 막혀 기공식을 할 수 없게 됐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4개월 정도의 밀고 당시는 치열한 공방 끝에 잘 해결이 됐지요.”
마산교구는 교육관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유몬시뇰은 “120억이라는 큰 금액을 교구나 일부 신자들의 도움만으로는 해결할 수는 없었다”고 회고하며 사제단과 교구민 모두가 혼연 일체가 돼 기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사제단이 건립비의 십분의 일을 마련한다는 결의로 서품연한별로 25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힘과 정성을 모아 솔선수범을 보였습니다. 또 3년여 동안 미사 때마다 교육관 건립을 위한 기도를 전 교구민이 바쳐 평일 미사에 오는 신자들이 나중에는 기도를 다 외울 수 있게까지 되었습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교육관은 빼어난 경관으로 봉헌식에 참석한 수많은 신자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냈다. 유몬시뇰은 “저희 교육관은 주변 300도 정도가 모두 바다로 둘러싸여 경관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라며 “태풍이나 폭우에 대비해 초속 60m 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로 갖추었고, 아마도 이곳에 와서 머무르는 것 자체로 ‘영적인 삼림욕’이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산교구가 교육관 건립에 쏟은 애정은 이 뿐만이 아니다. 마산교구는 교육관의 냉난방 시설에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환경친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몬시뇰은 “기름이나 가스를 하나도 쓰지 않고도 공기 중의 열을 이용해 ‘히트 펌퍼’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열을 내고 냉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몬시뇰은 앞으로 교육관의 활용 방안에 대해 “천혜의 자연 경관을 더욱 가꾸고 다듬을 계획”이라며 “신자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뿐 아니라, 창원지역의 여러 기업체에서도 기업연수나 교육을 위한 시설로 이용될 수 있도록 세미나실이나 동시통역 시설 등 최신시설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진설명
▶마산교구는 교구장 안명옥 주교 주례로 사젠단 100여 명과 교구민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헌식을 거행했다.
▶각 기관단체의 봉사자들이 신자들에게 우유를 나눠주고 있다.
▶이날 미사에 반주를 맡은 코리안 꾸르실료 윈드 오케스트라.
▶오후에는 지구별로 참가한 축하 음악제가 개최됐다.
▶마산시 구산면 난포리 산37에 위치한 마산가톨릭교육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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