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하느님 정말 존재 한다면 나쁜 일 왜 막지 못하나요
어렸을 적엔 하느님이 정말 계신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만,나이가 들면서 하느님의 존재 여부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이 생깁니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 때 하느님이 계신다면 그런 불상사를 미연에 막아줄 순 없었을까요?
어느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할머니는 예배하러 가시다가 버스 차문에 옷이 끼어 그 길로 돌아가셨습니다.
하느님이 정말 계신다면 어째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요? 납득할 수 없습니다.
[A] 사랑으로 자유의지 허락하셔 이해와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어렸을 때 흙장난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개미 한 마리가 자기 몸의 몇 배나 되는 먹이를 낑낑 매면서 이고 가는 것을 보게 되었지요.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미를 위해 손가락으로 그 개미와 먹이를 집어서 개미집 옆으로 옮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행동하는 제 자신에 대해서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 개미는 저를 쳐다보기는커녕, 자신이 힘들게 지고 갔었던 먹이까지도 팽개친 채 빠른 속도로 도망갈 뿐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지요. 그래서 도망가는 개미를 잡아서 다시 먹이 근처로 옮겨주었습니다. 이렇게 몇 차례를 해도 개미는 계속 도망칠 뿐이었습니다.
어렸을 때의 이 일이 문득 떠올려집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개미와의 관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너무나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어 하시겠지요. 그러나 우리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것이 결코 우리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계십니다. 오히려 당신의 곁을 떠나게 하는 이유도 될 수 있기에, 때로는 가슴 아프지만 그냥 지켜보실 때도 많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자유의지를 주셔서,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셨지요. 생각해보세요. 적들의 위험은 없지만, 수족관에 갇혀서 주는 먹이만을 받아먹으며 사는 물고기가 행복할까요? 아니면 비록 적들의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지만,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며 사는 것이 행복할까요?
인간의 기준과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기준은 이렇게 다릅니다. 사랑가득하신 하느님의 기준을 우리들이 이해하기 못하기 때문에 때로는 불평과 원망으로 하소연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하느님의 사랑을 보려고 노력해보십시오. 그러기위해서는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간직하셔야 합니다. 분명히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조명연 신부(인천 간석4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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