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다롄(大連) 한인 본당 신자들은 안중근 토마 의사에 대하여 각별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다롄은 안중근 토마 의사가 하얼빈에서 일본의 초대 조선총독이었고 총리대신이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투옥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4분 31세의 나이로 순국한 뤼순(旅順) 감옥이 있는 곳이다. 그의 유해는 감옥 근처 어딘가에 묻혀 있으나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2010년은 안중근 토마 의사가 순국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사회에서는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우리 한국 천주교회도 안 의사와 같은 걸출한 평신도를 배출한 사실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교회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그 신앙을 기념하고 크게 되살려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의 정의감과 동양평화 사상을 후세의 모범으로 제시하는 데 좀 더 관심과 확신을 가져야 한다.
안 의사의 사상과 의거가 현재와 미래에 주는 의미를 연구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람들에게 교회의 이미지를 새롭게 부각시켜 남북한과 동양의 복음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안 의사는 남북한에서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동북아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안 의사는 사형 직전 “이토 히로부미가 살아 있으면 동양의 평화를 해할 뿐이다. 동양의 한 사람인 내가 이런 나쁜 자를 제거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한중일 삼국의 국민들이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하여 협력해야 하는데, 이토 히로부미가 오히려 백성들을 압박하며 고통을 주기 때문에 의병의 참모중장으로서 처단하였다고 했다.
우리 교회는 안 의사를 기념하는 데 있어서 내적으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앙인으로서 자신을 바로 세우고, 외적으로는 세상에 정의를 일으켜 동양평화를 구현하려고 했던 그 사상과 의거의 관계를 밝히고 강조해야 할 것이다.
정의가 바로 세워져야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사에 대해서 다른 관점이 아니라, 그가 신앙인으로서 행동한 구세사의 관점에서, 그리고 한국과 동북아의 관계와 역사적 흐름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안 의사의 정신과 의거는 우리나라 초기 교회 평신도들이 스스로 천주교 교리를 연구해서, 교회를 세우고 순교까지 할 정도로 철저하게 행동으로 실행했던 한국 교회 신앙의 맥으로 이어져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의사는 천주교 신앙의 정신으로 민족을 위해 일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학교를 세우고 조국의 독립을 위한 의병투쟁과 동양평화를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바쳐 행동으로 실행하였다. 따라서 안 의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불의에 행동으로 대항한 정의의 사도요, 평화를 위한 염원과 유산을 남겨 준 평화의 사도로서, 그리고 개인의 신앙을 세상에서 수행한 사도직 활동의 모범으로서 영감을 주고 있다.
또한 안 의사가 천주교 신앙에서 솟구치는 정신으로 민족의 해방과 자유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여 결연히 실행으로 옮긴 정의 행동과 동양 평화 정신은 미래 한중일의 관계를 새롭게 제시하기 위한 사상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다롄 한인 본당은 안 의사 순국 100주년 맞이하여 기념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역사적으로 안 의사의 의거와 평화정신을 기억하고, 평신도 사도의 정신 함양과 활동의 모범으로 제시하며, 미래에 한중일 교회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동양평화의 정신을 전하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안중근 토마 의사 기념 성당 혹은 기념관을 마련, 관계 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하여 그 신앙과 동양 평화 정신을 되살리려고 한다. 그리고 안 의사가 최후에 보여준 신앙을 기억하는 피정과 안 의사 순국 100주년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다.
또한 ‘청소년 동양 평화 캠프’를 개최, 청소년들에게 안 의사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동양 평화의 정신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곳의 몇몇 신자들만의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므로 뜻있는 신자 여러분의 정성어린 기도와 관심, 적극적인 성원과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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