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회 대표 언론사 희망의 두 손 맞잡다
아시아 교회 언론 교류 본격화 신호탄
본지 취재·편집·운영 노하우에 큰 관심
스자좡(중국) 이승환 기자
가톨릭신문과 중국 ‘신더셔(信德社, FAITH PRESS)’가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교류에 본격 나서기로 한 것은 두 나라 교회를 대표하는 양 언론사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1997년부터 특집기획 ‘아시아 교회가 간다’를 통해 아시아 각국 교회의 복음화 가능성을 엿본 가톨릭신문은 최근 들어 보편교회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 교회의 다양하고 상세한 소식과 움직임을 대표 언론사를 통해 직접 보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한국교회 신자들 뿐 아니라 가톨릭신문을 통해 아시아교회 소식을 접하는 세계교회에도 중국교회의 현 모습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양 언론사는 생명윤리나 혼인, 가정 내 신앙생활 등 교회의 가르침을 담은 전문가들의 원고, 중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생활 등 양국 교회 특성을 살린 다양한 사목활동 사례를 교환해 게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더해 지난해 3월 창간 80주년을 맞아 아시아 7개국 언론사들의 모임인 ‘아시아 가톨릭 신문협의회(Conference of the Catholic Newspapers in Asia, CCNA)’ 결성을 주도한 가톨릭신문은 이번 신더셔와의 협력체제 구축으로 비교적 소통이 원활치 못했던 아시아 각국 교회언론과 중국교회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역할을 다방면에서 모색하고 있는 현재 한국교회 상황 안에서도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16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진 중국 신더셔 또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안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언론으로 자리매김한 가톨릭신문의 경영방법과 취재 및 편집 시스템, 독자관리 업무 등을 직접 전달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로 이번 중국 방문 중 중국 신더셔 관계자들은 신문의 운영 시스템과 독자관리, 종교 신문의 기획물 구성, 면 구성 및 편집 등 가톨릭신문이 80년간 쌓아온 역량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신더셔 측은 올 하반기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천주교신문 ‘신더(信德, FAITH 10-DAY)’ 편집자를 가톨릭신문사에 파견할 예정이다.
중국교회는 그 특성상 아직까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세계 보편교회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양 언론사간의 협력체제 구축은 작게나마 교회 간 소통의 창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뜻 깊다. 특히 책이나 신문 등 매체를 통해 선교 사명을 수행하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언론사가 손을 맞잡았다는 면에서 향후 한국과 중국교회 간 교류와 협력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 신더셔(信德社), 신더(信德, FAITH 10-DAY)는?
“교회 알려면 성경을
교회 보려면 신더를”
1991년 4월 설립된 신더셔(信德社)는 그 해 9월 4면짜리 신문 신더(信德, FAITH 10-DAY)를 발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중국교회를 보는 창, 신앙생활을 살찌우는 마당’을 사시로 하는 신더는 현재 발행부수가 5만 7천부이며 중국 전역으로 배포된다. 신더 관계자에 따르면 5만 7천부 대부분이 개인 독자가 아닌 본당으로 배포되기 때문에 신문을 실제로 읽는 이는 1백 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회를 알려면 성경을 보고 교회를 보려면 신더를 읽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회 내에서 신더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현재 타블로이드 판 8면으로 10일에 한 번씩 발행되는 신문은 국내교회 소식(1, 2면), 신앙회고(3면), 성경공부(4면), 선교활동(5면), 신앙의 땅(6면), 에세이·아동·가정(7면), 세계교회(8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교회 면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동정과 여타 보편교회 소식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1999년에는 인터넷 홈페이지(www.chinacatholic.org)를 개통,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 청년 신자들과 다른 나라 신자들에게 중국 교회를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우편물 발송이 더딘 중국 내 사정을 감안, 신더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보다 상세한 교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수도자를 포함한 8명의 기자들이 취재와 편집을 함께 담당하고 있으며, 직접 취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80여명의 통신원들을 통해 기사와 자료를 받고 있다. 통신원들을 위한 교육도 일 년에 한 번씩 마련된다.
신더의 일 년 구독료는 중국원화(CNY) 24원(한화 약 3600원). 신문 제작비와 우편료를 감안하면 일 년 40원(중국원화) 선에서 구독료가 책정돼야 하지만 독자들의 경제사정을 감안해 적자를 감수하면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신더셔는 신더 발행 외에도 신·구약성경과 성무일도, 교회법전, 기도서, 교리서, 성가책 등 교회 관련 서적과 성직자 강론집과 수필집, 성음악 CD, 달력 등도 만들고 있다.
1991년 이후 현재까지 출간된 책은 400여종. 현재도 매년 20종, 20만권의 책을 발행하고 있다.
◎신더셔 사장 장스쟝 신부
“열일곱 신더가 배움을 청합니다”
“우리 신더는 열일곱 살입니다. 한국 가톨릭신문이 차곡차곡 쌓아온 여든 한 살 경륜을 열일곱 청년이 배우고 싶습니다.”
1991년 신더셔를 설립 현재까지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장스쟝 신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언론인 가톨릭신문과 신더셔는 이제 ‘형제’라며 맏형의 경륜을 막내 동생에게 아낌없이 전해 달라고 청했다.
중국 돈 5천원을 빌려 시작한 신더셔에 대한 장신부의 애착은 남다르다.
“문서로 선교하는 보람은 어디에 비할 수 없이 큽니다. 우리가 땀 흘려 만든 신문을 통해 많은 이들이 신앙의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좋은 신문, 알찬 신문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려움도 많다. 신문을 청하는 곳은 많지만 쌓이는 적자 탓에 발행부수를 늘리기 쉽지 않다. 은인들이 모아주는 운영비도 한계가 있기 마련. 게다가 경험 많은 기자가 부족과 취재 지역이 워낙 방대해 신문의 질을 높이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우리 신더의 사시 ‘중국교회를 보는 창’을 빗대 이야기하고 싶어요. 두 언론사가 이제 손을 맞잡고 창을 더욱 넓혔으면 합니다. 복음 선포라는 임무를 간직한 채 넓은 창 사이에서 활발히 나눔에 나서는 게 곧 하느님께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까요.”
사진설명
▶6월 20일자로 발행된 신문을 발송하고 있는 신더셔 직원들.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위에서 두번째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와 중국 신더셔 사장 장스쟝 신부(이창영 신부 왼쪽)와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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