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 깨닫는 계기 되길”
▲ 19세기 후반 성체와 관련된 기적이 일어난 성지를 순례할 것을 권장하면서 시작된 세계성체대회가 올해로 49차를 맞았습니다. 세계성체대회가 열리는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인가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특별히 사랑의 성사인 성체성사를 세워주셨습니다. 세계성체대회는 신자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깊이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성세성사’가 이렇게 큰 성사이고, 주님께서 남겨주신 성사라는 사실을 깨닫고, 섬김 나눔 봉사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촉구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 바로 성체대회입니다.
예를 들어 19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하며 한국교회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성체대회 전후를 비교하면 세계성체대회 이후 급격한 신자 증가를 가져왔습니다. 이번에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한 캐나다 교회도 한국과 같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주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는 계기인 동시에 여러 국가 사람들이 모여 성체성사의 깨달음을 일깨워 주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 온 백성이 하나’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 성체를 모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는 거룩한 성사입니다. 가톨릭 신앙 안에서 ‘성체’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현재 베네딕토 16세 교황님 모두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대단히 강조하십니다. 성체는 가톨릭교회 신앙의 정점이고 중심이라고 가르칩니다. 성체성사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내어 주셨고, 인간이 지은 죄를 대신해 보속의 의미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 사랑은 너무나 크신 사랑입니다.
성체는 바로 그 크신 사랑을 계속 전하기 위해 세우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이를 통해 크신 사랑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우리에 대한 극적인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십자가의 재현뿐 아니라 봉헌과 양식으로 내 안에 오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체를 모시는 사람은 모두 한 형제인 것입니다.
▲ 과거부터 지금까지 ‘성체’에 대한 믿음이 약한 신자들이 있습니다. 이런 신자들에게 성체신심을 강화하고, 굳건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요?
성체대회는 한 번 와본 사람이면 계속 오고 싶어 합니다. 그 만큼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톨릭신자들은 세계성체대회 장엄미사를 봉헌하며 미사의 성스러움을 깨닫게 됩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와 신앙을 고백하면서, 신자들은 ‘그리스도 안에 하나’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성체신심이 자신 안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톨릭 기본교리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것은 본당에서 활동하는 교리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리교사들이 두터운 신심은 꼭 필요합니다. 신자들이 성체성사를 교리적으로 배웠다면 그 다음에는 미사에 자주 참석하며 성체성사를 직접 체험해야 합니다.
그 후에 성찬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말이나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산해야 합니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를 봅니다. 그것이 곧 선교입니다.
▲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해 단순히 보고, 느끼는 것 뿐 아니라 성체대회 이후에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이 세계성체대회에서 배우고 실천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럽이나 서방교회는 최근 주일미사 참여율이 아주 저조합니다. 그만큼 선교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성찬전례에 참석한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정신을 본받아 사랑의 삶을 살면 새 복음화가 활성화될 것입니다. 우리는 삶 자체를 성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성당에 가면 행복함을 느끼고, 그것이 생활로서 그대로 드러나야 합니다.
▲ 제49차 세계성체대회 일정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18일에 가진 동방예법 미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잔틴예식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주님’이라는 단어 마다 성호를 긋고, 미사에 향을 많이 사용했으며, 평신도의 역할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동방가톨릭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식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서방교회가 동방가톨릭을 인정하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 6월 21일 퀘벡 노트르담 드 바니에 성당에서 세계성체대회 한국대표단과 캐나다 한인 교회 신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인의 날’을 가졌습니다. 이번 한인의 날 행사를 마련하게 된 동기는?
외국에 사는 신자들은 그 공동체 안에서 동화돼 살지만 이방인이라는 생각은 늘 간곳에 자리 잡고 있기 마련입니다. 세계성체대회 한국참가단은 고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교우들과 함께 성체성사를 받고, 식사를 나누며 캐나다 한인 신자공동체에게 힘, 위로, 용기가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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