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주님 품에 돌아왔죠”
오현웅(프란치스코, 전주 덕진본당, 27)씨는 직업군인 생활을 하면서부터 신앙생활을 게을리 했다. 주일미사도 거르는 아들을 보며 오씨의 부모님은 아들이 하루빨리 냉담을 풀고 착실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던 중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오씨의 부모님은 ‘세계청년대회 참가 등록’이라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세계청년대회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제 또래 세계 청년들이 모여 신앙심을 키우는 시간이라고 하셨어요.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는 저는 부모님 소원도 들어 드릴 겸 가겠다고 했죠.”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회 예비모임에 갔더니 전부 어르신들뿐이다. 물어보니 오씨가 등록한 것은 세계청년대회가 아닌 세계성체대회였다.
“정말 가기 싫었어요. 대신 부모님이 갈 수는 없는지, 환불규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지만 모두 불가능했어요. ”
오씨는 세계성체대회 일정 첫날부터 감기몸살에 시달렸다. 말도 통하지 않는 먼 나라에 와서 아파서 누워 있으니 가슴이 답답했다. 그때 일행 중 한 명이 성모님께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했다.
평생 묵주기도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지만 이끌리듯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1단, 2단, 3단. 그렇게 묵주기도를 하면서 스스로 답답한 가슴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세계성체대회에 와서 5년 만에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를 모셨어요.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냥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오씨는 “다음에는 꼭 세계청년대회를 가고 싶다”며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새 적금통장 2개를 만들 겁니다. 4년 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성체대회에는 제가 부모님께 특별한 선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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