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처럼 포근한 전원에서 休~
고드미 마을이 도시인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장승, 옹기종기 모인 항아리들, 입을 떡 벌린 가마솥,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지게까지 영락없는 우리네 할머니 냄새가 나는 곳. 고향집처럼 편안하고 넉넉한 인심이 반기는 전원의 초대에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싼다.
▧ 할머니의 손길, 고드미 녹색마을
눈길이 가닿는 곳마다 온통 푸른 고드미 마을(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은 말 그대로 ‘녹색 마을’이다. 마을이 내려앉은 뒷산은 녹음이 우거지고, 마을의 초입에는 푸른 논과 밭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험상궂지만 재미있게 생긴 장승이 고드미 녹색마을에 온 것을 환영한다.
고드미 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고향집처럼 편안한 전원에서 할머니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마른 일상에 찍어두는 단비 같은 ‘쉼표’다.
천주교청주교구 유지재단 청원시니어클럽(관장 이수한 신부)과 청원군, 고드미 마을 할머니들이 연계돼 도시에서 온 손님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시골의 일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고드미 마을은 대나무와 잎을 이용한 사슴벌레·방아깨비 만들기, 오동나무 씨껍질을 이용한 부엉이 만들기, 보리짚·밀짚을 이용한 여치집 만들기, 솟대와 전통부채 만들기 등 자연물을 이용한 무궁무진한 만들기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가을철에는 뒷산에서 나는 밤송이 등을 이용해 고슴도치를 만들고, 솔방울을 이용해 부엉이를 만드는 등 계절별 놀잇감이 수두룩하다.
숙소로는 ‘터살림’ ‘꿈하늘’ 등 30~50명이 묵을 수 있는 큰 기와집 황토방이 2개, 4인 가족이 함께 잠을 청할 수 있는 작은 황토방 4개가 준비돼 있으며 취사도 가능하다.
도시를 떠났으니 진정한 ‘옛날 시골밥상’을 체험해보고 싶은 손님에게는 할머니들이 마련해주는 조촐하지만 맛있는 밥상도 제공된다. 밥상은 오리농법, 쌀겨농법과 같은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쌀과 무농약으로 직접 수확하는 감자, 고구마, 수수, 옥수수, 찹쌀 등으로 마련돼 인스턴트 음식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입맛을 솟게 한다.
또 계절별로는 무농약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고구마 캐기 등 유기농업 농사체험의 시간도 함께 할 수 있다.
고드미 마을 윤옥수(벨라뎃다.74.충북 미원본당) 할머니는 “아이들이 오면 진짜 손녀·손자 같아 마음이 더욱 즐겁다”며 “공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고드미 마을에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드미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가리켜 ‘곧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만드는 배울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가 있는 생태체험학습장’이라고 했다. 특히 주변의 숲과 나무, 들꽃들을 관찰하고 목공예, 천연염색, 흙집 짓기 등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낮잠을 불러오는 ‘통나무 정자’와 시원한 그늘 아래 놓인 ‘나무 그네’는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 야외학습이나 직장단위 야유회, 가족 휴가 모두 가능하다. 30분 정도 가족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가 고드미 마을을 둘러싸고 있으며, 현재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조그마한 수영장도 공사 중이다.
※문의 043-218-1912 천주교청주교구 유지재단 청원시니어클럽
#여행정보 Tip
▨ 교통편
→경부고속도로 경우 : 청주IC - 청주방향 36번 도로 - 보은방면 25번 도로 - 미원방면 32번 도로 - 미원 도착 전 좌회전
→중부고속도로 경우: 오창IC -청주방향 17번 도로 - 동부우회도로 - 낭성방면 512번 도로 - 단재 신채호사당
(네비게이션의 경우- 신채호 사당을 찾으면 된다)
▨ 주변정보
고드미 녹색마을 초입에 위치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기념관과 묘소,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상당산성 등 아이들과 함께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유익한 장소가 많은 편이다.
인근 미동산 수목원과 문의 대청댐, 옥화대 자연휴양림 등도 찾아볼 수 있으며 20여km 떨어진 곳에는 청천 화양계곡도 자리하고 있어 더운 여름, 물놀이가 그리운 가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가톨릭 성지로는 진천 배티성지와 감곡 성모순례지가 30~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고드미 마을 인근에는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미원성당도 위치해있다.
사진설명
▲고드미 마을 체험자 숙소로 이용되는 터살림 황토방 전경.
▲고드미 녹색마을에서 대나무와 잎을 이용해 만든 작품들.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산책길에서 즐겁게 뛰노는 어린이의 모습.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