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복음 묵상-김우정 신부(매교동본당 주임)
7월 20일 연중 제16주일(마태 13, 24∼43)
비유를 들어 ‘하늘나라’ 설명하시다
복음을 통해 우리는 많은 비유들을 듣습니다. 이 비유들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늘나라’에 관해 전해 주십니다. 각기 전해지는 비유 속에서 우리는 하늘나라는 과연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관한 해답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그분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 곁에는 이미 하늘나라가 와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시는 세상이라는 밭에 뿌려진 이들은 장차 하느님을 드러내고 구원에 동참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과 같이 그들을 반대하고 유혹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성숙했을 때 알차고 좋은 열매를 맺게 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겉모습만 그럴싸할 뿐 아무것도 들어차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꾼들은 그것을 바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밭의 주인이신 주님께서는 밀이 다칠 것을 우려하여 일단 그것을 다 자랄 때까지 내버려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머물게 됩니다. 주님께서 해로운 것을 그냥 두라고 하신 것은 적어도 마지막까지 어떤 변화의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믿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가능성을 말씀하십니다. 가장 작은 씨앗인 겨자씨가 커다란 나무가 되고, 적은 양의 누룩이 반죽 전체를 부풀리는 것처럼 우리 곁에 있는 하늘나라를 드러내고 거기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겨자씨며 누룩인 우리 자신입니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여러 가지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토로하지만 자신이 그것을 변화시키는 자리에 서기를 주저하고, 때로는 이런 모습이 공동체 안에서 ‘가라지’처럼 드러나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늘나라는 죽은 이들의 나라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나라는 살아있는 이들의 나라이며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하는 우리로부터 시작되어 장차 모든 이들이 함께 기쁨을 누리게 될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5분 신앙상식-잠언서의 구조와 내용
인간 행위와 성품에 대한 격언 담아
지혜는 ‘야훼 두려워하며 섬기는 것’
잠언(箴言)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미쉐레’이며, 이는 ‘미쉐레 쉐로모’의 약칭으로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금언집’이라는 데서 연유하였다. 중국어 번역인 잠언(箴言)은 잠(箴)은 병을 고치는데 쓰이는 ‘침(針)’을 뜻하는 것으로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침과 같이 귀한 구실을 하는 생명의 가르침이라는 의미에서 ‘잠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잠언은 주로 영적, 도덕적, 사회적 영역에 걸친 인간의 행위와 성품에 관한 간결한 격언들이며 비유와 금언이 풍부하고 시의 형식을 갖춘 갖가지 도덕적, 종교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은 젊은 독자들이 하느님을 흠숭하며 바르게 살도록 유도하는 지침서이다. 이 목적을 위하여 저자는 참 지혜에 기초한 깊은 가르침으로서 바른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호소한다. 저술 시기는 각 금언에 따라 다 다르다.
구조
①첫 번째 부분(1장∼9장) : 유배시대 이후(B.C. 5세기) 작품으로 교육자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②두 번째 부분(10장∼22장 16절) : 9개의 금언집 중 가장 오래 된 부분으로서 남 유다에 기원을 두고 있는 솔로몬 제1금언집이다. 윤리생활에 관한 376개의 금언을 담고 있다.
③세 번째 부분(22장 17절∼24장 22절) : 요시아 시대(B.C. 640∼609)의 작품으로 ‘현인들의 제1금언집’이라 한다.
④네 번째 부분(24장 23절∼34절) : 유배시대 직전의 작품으로 ‘현인들의 제2금언집’이라 한다.
⑤다섯 번째 부분(25장∼29장) : 히즈키야 시대(B.C. 716∼687)에 수집된 작품으로 북 이스라엘에 기원을 두고 있는 ‘솔로몬 제2 금언집’.
⑥여섯 번째 부분(30장 1절∼14절) : 아굴의 금언집.
⑦일곱 번째 부분(30장 15절∼33절) : 숫적 금언집.
⑧여덟 번째 부분(31장 1절∼9절) : 르무엘의 금언집.
⑨아홉 번째 부분(31장 10절∼31절) : 유배시대 이후 B.C. 5세기경의 작품으로 ‘참된 지혜의 예찬’.
내용
잠언은 하느님께 대한 올바른 태도를 말해주고 있다. 훌륭한 지혜란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이며 두려움이란 겁내고 무서워 한다는 뜻보다는 존경과 신뢰를 의미한다. 가장 많은 부분이 의인과 악인의 길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많은 부분이 이웃과의 올바른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즉 부모, 형제, 친구, 부부, 왕, 종, 노인, 젊은이, 여자 등 여러 사람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는 교훈을 제시한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대한 교훈으로 불의와 근거 없는 고발, 성급한 고소를 경고한다. 또한 부지런한 사람을 칭송하고 게으른 사람을 조소한다.
잠언서에 나타난 인간세계는 지혜로운 세계와 어리석은 세계의 두 카테고리로 명확하게 양분된다. 지혜란 무지가 아닌 어리석음의 반대 개념으로 아무리 유능하고 식견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인생의 참 뜻과 목적을 깨닫지 못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인 것이다. 잠언서는 선행실천을 강조하고 있는데 자기억제, 근검절약, 언어자제, 솔직 담백성, 결혼에 대한 성실성, 재판의 공정성, 자선행위 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잠언서는 칭찬을 받는 여인들에 대한 잠언을 마지막으로 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경제생활을 지혜롭게 처리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여인, 지혜로운 말과 친절한 가르침, 무엇보다 야훼 하느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송받는 여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실천에 바탕을 둔 지혜이다. 그래서 잠언 저자는 지혜의 근본은 ‘야훼를 두려워하여 섬기는 것’이고 ‘거룩하신 이를 깊이 아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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